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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변하지 않는 오래된 가게'는 환상이다

내수 소비재 유통하는 자영업에서 변화는 당연…소비자 트렌드 예의주시해야 살아남아

2019.10.31(Thu) 10:56:54

[비즈한국] 내수 소비재의 특징 중 하나는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고 변화가 빠르다는 것이다. 변화의 속도와 트렌드의 변동은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더욱 빨라진다. 자영업의 상당수가 내수 소비재를 유통하므로 엄청난 변동성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위세를 떨치던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은 지금 어떤가? 내수 소비재를 유통하는 자영업에서 엄청난 변동성은 당연한 일이다. 명동 거리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고성준 기자

 

변화의 양상은 대형 업체들에게도 동등하게 영향을 미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위세를 떨치던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은 지금 어떤가? 매출이 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트렌드는 지나갔고 변화의 바람이 분 지 오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10년 전에 잘나가던 우수한 브랜드가 현재에도 여전히 그 위상을 지키는 경우는 드물다. 자영업에서는 자본이 전부가 아니며, 격렬한 변동성이 이 분야의 본질적인 특징임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자신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트렌드에 매우 민감해야 하고, 변화를 늘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속성을 외면한 채 오래되고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환상을 쉽게 가지곤 한다. ‘변하지 않는 오래된 가게가 오래 장사하는 것’에 대한 환상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몇십 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맛을 이야기하며 오래된 음식점들을 예찬한다. 그러나 정말 변하지 않았을까? 음식의 기본은 재료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그 재료가 되는 농수축산물들은 과거에 비해 품종 개량이 꾸준하게 이루어졌고 키우는 방식도 끊임없이 달라졌다. 이러한 재료의 변화가 맛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더군다나 사람들이 느끼는 맛이란 매우 주관적인 경험이다. 와인 소믈리에들은 그 맛과 향을 구분하고 판별하는 감각에서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은 훈련을 거친 전문가들이다. 그러나 그런 전문가들조차 같은 와인에 서로 다른 점수를 주는 일이 흔하다. 그러한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가 변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들이 정말로 변하지 않은 것일까?

 

실제 오래 가는 곳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변화를 추구한다. 시대에 따라 사람들의 입맛도 변하기에 그러한 변화에 따라가고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트렌드의 변화가 빠르고 소비자의 취향도 다양하고 그 흐름이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감안하면, 자영업은 영세한 소시민의 일자리가 되기 어렵다. 변화와 트렌드를 꾸준히 따라가고 못하면 그만큼 시장에서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빠른 변화와 트렌드 추종은 전문적인 영역에 가깝기 때문에, 기술도 없고 그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

 

자영업이 주로 담당하는 내수 소비재는 그 특성상 변동성이 어마어마하며 트렌드의 변화가 빠르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자영업과 관련된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도 명심해야 할 사안이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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