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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5개월, 기대 못 미치는 까닭

예상 매출의 절반 불과, 주류가 매출의 50%…구성 빈약하고 찾기도 어려워

2019.10.30(Wed) 10:11:29

[비즈한국] 올해 5월 31일 인천공항 제1, 2여객터미널에 각각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고 5개월여가 지났다. 출국장 면세 매출의 상당액을 차지하는 담배는 애초부터 판매 제한 품목이었고, 입국 시 면세 구매 한도액에 걸릴 확률이 높은 고가의 명품도 제한 품목인 터라,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입국장 면세점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입국장 면세점이 생긴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작은 규모와 위치의 불리함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하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사진=이송이 기자

 

#찾기 어렵고 상품 구색 빈약, 쇼핑할 맛 안 나

 

지난 10월 중순, 직접 찾아가 본 제2터미널 입국장 면세점은 예상보다 더 한산했다. 가장 큰 문제는 담배 판매 제한이 아니라 입국장 면세점의 위치와 규모인 듯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의 경우 입국장 면세점이 짐 찾는 곳 6번 근처에 있는데, 규모가 작아 근처를 오가면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X-배너로 면세점의 위치를 알리고 있지만 유심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나마 6번 수취대와 먼 곳에서 짐을 찾을 경우 면세점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친다. 1~5번의 수취대에서 짐을 찾을 경우 보통 A 출구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면세점에 들를 경우 B 출구로 나가게 돼서 일행과 떨어지게 될 수도 있다. 제1터미널에 있는 면세점이 동편과 서편 각각 190㎡인 것에 비해 326㎡로 ​1.5배 크기​지만 규모가 작은 건 매한가지다. 

 

제1여객터미널의 경우는 6~7번 수취대와 16~17 수취대 사이에 각각 입국장 면세점이 있는데 짐을 찾아 나가는 길이 아닌 시야의 뒤쪽에 위치해 이 역시 지나치기 쉽다. 두 입국장 면세점 모두 일단 오프라인 상권의 기본인 목이 좋지 않은 편이고 규모도 작다. 

 

저비용항공사(LCC)의 특가를 활용해 가볍게 여행을 다니는 직장인 A 씨는 위탁수하물을 제외하는 조건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좌석을 구매하는 일이 잦아 유독 입장국 면세점에 기대가 컸다. A 씨는 “여행 중 액체반입 등 제한이 많아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술이나 화장품 등 필요한 선물을 살 수 있다는 게 편리할 것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입국장 면세점을 이용해본 느낌을 묻자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화장품은 구성이 다채롭지 않아 원하는 브랜드가 없었고, 술의 경우엔 출국 시 알아봤던 가격보다 다소 비싸서 구매가 망설여졌다. 

 

또 다른 여행객 B 씨는 “입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국장 면세점을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그냥 짐 찾고 앞만 보며 걸어오다 보니 면세점을 놓치고 출구로 나와버리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입국자의 동선에 맞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SM면세점은 실적 개선을 위해 하나투어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처


#여행 중 소지 불편한 주류 위주 판매…​SM면세점 “적자폭 크게 개선”​ 

 

입국장 면세점의 판매 비중은 주류가 50%, 화장품과 향수 등의 판매 비중이 10%대다.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경우 매출 1위가 화장품이고 주류가 담배나 가방류 다음이라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론 여행 중 주류 소지의 불편함도 큰 이유가 되겠지만 앞서 여행객들이 토로한 대로 화장품류는 사려고 해도 살 물건이 없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본 바로도 화장품은 면세점의 규모상 브랜드와 상품 구색이 빈약하다. 상품 구성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니 매출이 잘 오르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모퉁이 쪽에 배치된 스포츠용품과 어린이용품 등은 다소 의아하기까지 하다. 입국장 면세점의 일정 품목을 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워야 한다는 제약 때문에 구비된 상품들이다. 전체적인 상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관세청에 따르면 입국장 면세점의 매출은 6월에 53억 6200만 원, 7월에 41억 8700만 원, 8월에 47억 7000만 원, 9월에 43억 1400만 원 수준이다. 여름 휴가철인 7, 8월에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입국장 면세점 출범 당시 인천공항공사가 예상했던 일 매출 3억~4억 원, 월 매출 평균 8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올해 6~9월 기내 면세점 매출은 1006억 원으로 2018년 같은 기간 943억 원보다 63억 원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애초 입국장 면세점으로 인해 기내 면세점이 피해를 볼 것이란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입국장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기내에서도 담배를 팔고 있어서 입국장 면세점에도 담배 판매가 허용돼야 고객들이 일부러라도 찾아올 것”이라며 기대치보다 낮은 매출을 이유로 정부의 담배 판매 허가를 기다리는 눈치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11월 말까지 입국장 면세점 시범 운영 기간이다. 다양한 수치와 상황을 감안해 여러 사안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현재 제1터미널 면세점은 하나투어를 모기업으로 하는 SM면세점이, 제2터미널의 면세점은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하고 있다. 여러 실적 부진 발표에도 SM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 상황은 드러난 수치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다. SM면세점의 경우 입국장 면세점 오픈 후 실적이 많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SM면세점​ 측은 “외부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사전에 내세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해 부진하다고만 평가하지만, 내부에서는 면세점 적자폭이 크게 개선되거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리한 위치와 규모를 감안해 정부나 인천공항공사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엔타스듀티프리 측은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아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만 밝혔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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