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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ONF]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 "내가 사는 대로 브랜드가 나온다"

완판신화 '로우로우' 배경에는 "브랜드는 '도(道)', 나도 안 하는 짓은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

2019.10.17(Thu) 16:25:04

[비즈한국] “로우로우에서 일하는 가방장수 이의현입니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9’ 여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잡화 브랜드 로우로우는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최근 가방, 안경, 캐리어 등 내놓는 제품마다 완판 신화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 이후 8년을 곱씹으며 자신의 브랜딩 철학을 전했다. 

 

“로우로우에서 일하는 가방장수 이의현입니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9’ 여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나도 안 하는 짓은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 대표는 “에어조던, 나이키, 리바이스 등 어려서 처음 접했던 브랜드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다. 하얀 티셔츠에 말 자수를 찍으면 3만 원짜리 티셔츠가 10만 원짜리가 된다. 그런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었다. 그렇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고민했다”며 운을 뗐다.    

 

이 대표가 보는 브랜드는 ‘​도(道)’​, 즉 도리다.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생산자와 공급(판매)자, 수요자 모두가 각자의 도리를 다했을 때 좋은 브랜드가 탄생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제자의 좋은 질문을 통해 스승이 배우고, 좋은 가수의 무대를 청중이 보태듯, 쓰는 사람이 브랜드를 지지하고 자랑하고 홍보할 때 수준 높은 브랜드가 탄생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의현 대표는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협업이다. 이 대표는 안경을 제작하는 대한하이텍 등 협력업체와 지속적인 소통으로 제품을 만들고 품질을 개선해왔다. 소비자와의 협업도 추진했다. 로우로우 제품을 첫 번째로 구매한 고객이 군 제대를 하자 주요 소지품을 분석해 ‘민우가방’을 출시했다. 고객의 실명을 땄다. 

 

로우로우 제품을 첫 번째로 구매한 고객이 군 제대를 하자 주요 소지품을 분석해 고객과 협업한 세계 최초의 가방 ‘민우가방’을 출시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모양새보다는 쓰임새.’​ 이 대표가 신제품을 내놓을 때 고려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연단에서 자신이 쓰고 있던 로우로우 안경을 벗어 좌우로 비틀며 “렌즈보다 가볍지만 절대 깨지지 않는 안경테다. 이 밖에도 로우로우는 내부 물건을 쉽게 찾게끔 가방 내부를 흰색으로 만들고, 일자형인 박스 손잡이를 조금 기울여 편리함을 높였다. 100년간 변형 없던 캐리어 손집이를 티(T) 자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 결과 “​매출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실제 로우로우가 내놓은 가방(2011년 R BAG), 액세서리(2012년 R ACC), 신발(2015년 R SHOE), 안경(2016년 R EYE), 캐리어(2018년, R TRUNK) 등은 높은 실용성으로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의현 대표는 브랜딩을 하기 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한 직원이 기획 회의에서 커플이 구매하면 20% 할인 혜택을 주는 아이템을 가져와 반려했다. 생각해보니 연애를 해본 적 없는 친구였다”며 “로우로우는 사랑을 많이 해본 사람이 발렌타인 행사를 준비하고, 플리마켓을 많이 열어본 직원이 플리마켓에 투입된다. (여행용품을 만드는) 로우로우 직원은 여행을 자주 떠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던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으면 모던하게 살고, 단순한 브랜드를 만들면 단순하게 살면 된다, 섹시하게 살고 싶으면 섹시하게 살면 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진실을 탐구한다. 나도 안 하는 짓은 시키지 않는다. 창조보다 양육이 중요하다.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이의현 대표는 로우로우 브랜드 철학을 담은 ‘로우정신’을 외치며 강연을 맺었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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