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로우로우에서 일하는 가방장수 이의현입니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9’ 여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잡화 브랜드 로우로우는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최근 가방, 안경, 캐리어 등 내놓는 제품마다 완판 신화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 이후 8년을 곱씹으며 자신의 브랜딩 철학을 전했다.
‘나도 안 하는 짓은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 대표는 “에어조던, 나이키, 리바이스 등 어려서 처음 접했던 브랜드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다. 하얀 티셔츠에 말 자수를 찍으면 3만 원짜리 티셔츠가 10만 원짜리가 된다. 그런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었다. 그렇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고민했다”며 운을 뗐다.
이 대표가 보는 브랜드는 ‘도(道)’, 즉 도리다.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생산자와 공급(판매)자, 수요자 모두가 각자의 도리를 다했을 때 좋은 브랜드가 탄생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제자의 좋은 질문을 통해 스승이 배우고, 좋은 가수의 무대를 청중이 보태듯, 쓰는 사람이 브랜드를 지지하고 자랑하고 홍보할 때 수준 높은 브랜드가 탄생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의현 대표는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협업이다. 이 대표는 안경을 제작하는 대한하이텍 등 협력업체와 지속적인 소통으로 제품을 만들고 품질을 개선해왔다. 소비자와의 협업도 추진했다. 로우로우 제품을 첫 번째로 구매한 고객이 군 제대를 하자 주요 소지품을 분석해 ‘민우가방’을 출시했다. 고객의 실명을 땄다.
‘모양새보다는 쓰임새.’ 이 대표가 신제품을 내놓을 때 고려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연단에서 자신이 쓰고 있던 로우로우 안경을 벗어 좌우로 비틀며 “렌즈보다 가볍지만 절대 깨지지 않는 안경테다. 이 밖에도 로우로우는 내부 물건을 쉽게 찾게끔 가방 내부를 흰색으로 만들고, 일자형인 박스 손잡이를 조금 기울여 편리함을 높였다. 100년간 변형 없던 캐리어 손집이를 티(T) 자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 결과 “매출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실제 로우로우가 내놓은 가방(2011년 R BAG), 액세서리(2012년 R ACC), 신발(2015년 R SHOE), 안경(2016년 R EYE), 캐리어(2018년, R TRUNK) 등은 높은 실용성으로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의현 대표는 브랜딩을 하기 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한 직원이 기획 회의에서 커플이 구매하면 20% 할인 혜택을 주는 아이템을 가져와 반려했다. 생각해보니 연애를 해본 적 없는 친구였다”며 “로우로우는 사랑을 많이 해본 사람이 발렌타인 행사를 준비하고, 플리마켓을 많이 열어본 직원이 플리마켓에 투입된다. (여행용품을 만드는) 로우로우 직원은 여행을 자주 떠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던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으면 모던하게 살고, 단순한 브랜드를 만들면 단순하게 살면 된다, 섹시하게 살고 싶으면 섹시하게 살면 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진실을 탐구한다. 나도 안 하는 짓은 시키지 않는다. 창조보다 양육이 중요하다.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이의현 대표는 로우로우 브랜드 철학을 담은 ‘로우정신’을 외치며 강연을 맺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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