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WTF(World Taekwondo Federation)였던 세계태권도연맹의 약자를 World Taekwondo로 바꿨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딩 전문가 8인이 브랜드 동향과 전략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인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9’에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장동련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장이 자신의 약력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장 원장은 미디어를 초월한 미디어라는 의미의 ‘트랜스 미디어(Trans Media)’ 개념을 최초로 제안한 학자이자 브랜드 디자이너다.
‘트랜스 미디어 시대를 초월하는 통합브랜드 디자인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장 원장은 디자인총괄자문위원장을 지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획 단계를 언급했다. 장 원장은 “1998년 올림픽에서는 체계적인 포스터를 만든 조영재 교수, 마스코트인 호돌이를 만든 김현 디자인파크 대표 등이 참여해 거대한 레거시를 만들었다. 이를 능가해야 하는 큰 부담이 있었다”며 “평창동계올림픽 디자인에서는 한글을 근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해 독특한 눈송이 문양을 첨가했고, 이석우 디자이너의 미니멀한 메달 디자인, 성화봉송을 디자인한 김영세 대표 등 디자이너와의 협업과 자문위원의 정밀한 가이드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수호랑과 반다비)에 각별한 자부심을 보였다. 장 대표는 “근대적·첨단적이면서 국민의 마스코트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 이모티콘으로 제작해 발표와 동시에 200만 명에게 배포했다. 올림픽 마스코트로 감정표현을 하는 계기가 됐다. 이 밖에도 SNS 해시태그나 오프라인상점에서 관련 상품을 판매해 단기간에 전국에 캐릭터가 확산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장 원장은 트랜스(TRANS, 초월) 미디어 시대를 여덟 가지 키워드로 규정했다. △보편성과 무한한 확장 △진화하는 통합 비즈니스 플랫폼 △협업의 혁신 △새로운 은유적 소통의 가치창조 △복잡한 근대 비즈니스 환경을 극복하는 유연성 △미래지향적 민주적 프로세스 △멀티미디어 환경을 위한 체험체계 △공감문화를 실천하는 공유모델이다. 장 원장은 “트랜스미디어 환경에서는 우리의 브랜드미디어가 멈춰 있는지, 죽어 있는지, 또는 24시간 동안 고객을 위해 살아 있는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랜스미디어 환경에 필요한 트랜스브랜딩(Transbranding) 개념도 소개됐다. 트랜스브랜딩은 브랜드의 진단모델이자 브랜드 진화관리 시스템이다. 장 원장은 “혁신 기술 도입과 소비자와의 경험에서 비롯한 △진화적 상호작용, △창의적 협력체제, △체계적 멀티미디어 경험, 세련된 업데이트를 하면서도 일관된 브랜드스타일을 유지하는 △지속 가능한 정체성(identity)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대응 전략으로 “미디어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브랜드 자세(파괴적 혁신)와 디지털 기반으로 서로 다른 기술이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나게 하는 것(기술적 융합)이 중요하다. 또 소비자가 원하는 경험이 무엇인지 찾고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공유하도록(소비자 경험 중심) 해야 한다. 무엇보다 콘텐츠, 미디어, 마켓팅, 디자인에 관련된 사용자의 모든 경험과 브랜드 가치가 모두 합쳐진 총체적인 브랜드를 구성할 수 있도록(변화관리)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살아남는 존재(브랜드)는 가장 강한 브랜드나 가장 똑똑한 브랜드도 아닌,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한 브랜드일 뿐이다.” 장 원장은 찰스 다윈의 말을 빌어 강연을 맺었다.
장동련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장은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장, 국제디자인 대학원장, 산업미술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학교 밖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 겸 디자인총괄자문위원장, 이코그라다 세계그래픽디자인협의회 회장, 국가브랜드 및 국가 정부상징 추진단장, 인피니트 디자인 담당이사, 홍콩 스타이너앤 컴파니 시지어 디자이너 등을 지냈다. 지금까지 신라호텔, 신한은행, KT, 크라운베이커리, 한국관광공사, 2002월드컵, 국내외 유수 기업과 조직의 브랜딩 프로젝트를 맡았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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