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덩치 불리기 M&A보다 법인 신설 선호

재벌 그룹들이 최근 10년간 몸집을 불리는데 인수합병(M&A)보다 신설(분할 포함)이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말 기준 30대 그룹의 국내 계열사 편입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04년 이후 10년 새 신규 편입된 계열사 총 860개 중 519개(60.3%)는 신설 기업이었다. M&A가 이뤄진 곳은 341개에 불과했다.

지난 2004년 이후 30대 그룹에 편입된 계열사 중 신설 기업은 521개로 M&A(341개)보다 180개나 많았다.

이처럼 M&A보다 신설 법인 비중이 높은 이유는 대주주 일가 경영의 특성상 인수 후 바로 계열사로 편입되는 M&A보다 대주주 지분 취득 등이 용이한 신설을 그룹들이 선호하고, 생존율도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대 그룹 편입 계열사 중 신설 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진과 OCI였다. 한진과 OCI에 이 기간 편입된 계열사는 각각 32개와 16개였고, 이중 각각 28개와 14개가 신설기업이어 비중이 87.5%에 달했다.

세번째로 금융투자사를 대폭 늘린 미래에셋(21개·80%)이었다. 현대와 대림(각 11개·78.6%)은 네번째로 높았다.

이어 두산(13개·76.5%), 부영(6개·75%), 코오롱(17개·73.9%), 삼성(22개·73.3%), 한화(19개·73.1%) 등이 '톱 10'을 차지했다.

30대 그룹 중 신설기업 수가 M&A보다 많은 곳은 총 21개 그룹에 달했다.

반대로 M&A 비중이 높은 곳은 물류와 방송, 게임 업종 등에서 기업을 대거 인수한 CJ로 M&A 기업수가 37개로 63.8%에 달했다.

현대백화점(14개·60.9%), 신세계(12개·60%) 등의 유통 그룹도 M&A 비중이 60%를 넘었다.

이어 LS(30개·58.8%)와 현대차(20개·58.8%), 롯데(27개·56.3%), 효성(16개·55.2%), 동국제강(5개·50%) 등도 편입 계열사의 절반 이상이 M&A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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