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대우조선해양’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뭇매는 KDB산업은행이 맞았다.
정무위 소속 여야 감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각종 이슈에 대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에게 질문 공세를 펼쳤다. 먼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산업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KDB인베스트먼트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대형 출자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설립한 AMC(자산관리 및 업무위탁) 회사다. 7월 16일 설립됐고 현재 대우조선을 관리 중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설립 의도와 달리 대우조선에 산적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정무위 감사위원인 정태옥 자한당 의원은 “현대중공업이 올해 초 대우조선 매각 논의에 들어간 이후 결정된 게 없다. 노조에 의해 실사 방해도 받는 실정이다. 연봉 1억 원을 받는 직원들이 현장에 파견 중인데 문제 해결 없이 뭘 하고 지내는 것이냐”며 날 선 비판을 했다.
성일종 자한당 의원은 “산업은행을 통한 대우조선의 재무적인 구조조정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후 영업을 통해서 산업 구조조정을 하는 건 대우조선이 직접 하거나 외주를 맡기면 될 일”이라며 “현재 KDB인베스트먼트가 관리하는 기업은 대우조선뿐이다. 대우조선 하나만을 위해 산업은행이 자회사를 만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 본연의 임무인 기업 구조조정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탄 조직이다. 산업은행이 자회사를 만들어 조직을 확장하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재무적인 구조조정에 비해 산업 구조조정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의 약점을 해결할 회사다. 현재는 대우조선만을 관리하지만, 이후 데이터와 노하우가 쌓이면 점차 관리 기업을 늘릴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여당 감사위원들 역시 KDB인베스트먼트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KDB인베스트먼트 직원이 10여 명인데, 대부분이 산업은행 출신인 까닭이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DB인베스트먼트 설립은 찬성하지만, 인력을 제대로 뽑았는지는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금융위원회의 정책 방향은 민간에 의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에 관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면 산업은행의 인력 파견을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동걸 회장은 KDB인베스트먼트 직원이 산업은행 출신이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시장 논리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감사위원들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하도급 업체 갑질 문제를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은 2018년 12월 대우조선 하도급 업체를 상대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대금을 부당하게 깎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 명령과 과징금 108억 원을 부과받았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한국GM 법인 분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산업은행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경영 개선을 요구했다. 그런데 (대우조선에는)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며 “하청기업들의 손실 문제 등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해 산업은행이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은 하도급 업체들의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렵다고 해왔다. 그런데 최근 피해액을 산출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나왔다. 대우조선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과정에서 ‘표준 원단위품셈표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대우조선이 조사에는 성실히 응하지 않고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끌며 협력업체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력업체 직원들은 지금 체불임금세금과 4대 보험료 미납 등으로 각종 추징과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들을 형사고발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루빨리 협력업체들이 피해 보상을 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동걸 회장은 “이해 당사자들이 최선의 합의점에 이를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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