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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엄복동 묻고 배가본드·나의나라 더블로 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수백억 제작비 투자에 실무까지 직접 챙겨…'문어발식 사업 확장' 우려도

2019.10.08(Tue) 15:28:31

[비즈한국]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금토 드라마’ 두 편이 지난 9월 20일과 4일 잇달아 방영을 시작했다. SBS에서 방영되는 수지·이승기 주연의 ‘배가본드’와 JTBC에서 방영되는 설현·양세종·우도환이 연기하는 ‘나의 나라’다.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드라마라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기대 반 우려 반 분위기다. 올해 초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제작 전 분야를 담당해 150억 원을 투자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누적 매출액 약 13억 원을 기록하며 흥행에 참패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어서다. 지난 2월 개봉한 ‘자전차왕 엄복동’​은 실존 인물인 엄복동이 자전거 절도범으로 체포됐던 사실이 알려지며 미화 논란이 일었다. 무엇보다 갈등을 전개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누적 관객 수 17만 명에 그쳤다.

 

앞선 ‘자전차왕 엄복동’​과 다르게 일단 이번 두 드라마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지난 5일 방송된 ‘​배가본드’​​ 6회는 11.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많은 드라마가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괄목할 만한 수치다. 드라마 ‘​나의 나라’​​의 시청률은 3%에 그쳤지만, 아직 첫 회가 방영된 데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게다가 드라마 두 편 모두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어서 글로벌 시청자 확보도 기대해볼 수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만든 드라마 ‘​배가본드’​(위)와 ‘​나의 나라’​가 잇달아 출격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아래)과 다르게 일단 두 드라마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사진=‘배가본드’ 홈페이지 캡처·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스틸컷


#자수성가형 CEO의 ‘통 큰’​ 투자

 

사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와는 큰 인연이 없는 인물이다.​ 서 회장은 삼성전기와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하다 미국에서 학회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 가능성을 보고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셀트리온이 승승장구하면서 축적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드림이앤엠을 설립했다. 이후 서 회장은 같은 충북 청주 출신인 영화배우 이범수를 매니지먼트 부문 대표로 발탁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설립 배경에 대해 뚜렷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서 회장은 “영화가 본업은 아니지만 숨어 있던 이야기를 들으며 작업하는 것이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서정진 회장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략은 이른바 ‘통 큰’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드라마 ‘​배가본드’​에 250억 원, ‘​나의 나라’​에 2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막대한 제작비를 마련하는 방법도 눈길을 끈다. 서 회장이 69%의 지분을 가진 셀트리온스킨큐어가 2017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에 약 40억 원을 대여했다. 드라마 ‘​배가본드’​가 제작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 2018년 4월,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600만 주를 발행했고 셀트리온홀딩스가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300억 원을 조달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을 95.56% 갖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도 실무적인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 회장은 지난 2월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시사회에 직접 참석해 “현 시대를 살면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그래도 우리는 살 만하다, 행복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싶어서 150억 원을 썼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그가 ‘자수성가형 사업가’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어릴 적 가정형편이 좋지 못해 연탄 배달을 했던 서 회장은 셀트리온 창업 이후 수백 권의 의학 관련 책을 읽으며 사업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진 회장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도 실무적인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그가 ‘자수성가형 사업가’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진=셀트리온 홈페이지 캡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우려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주 사업인 셀트리온은 엔터테인먼트 분야 이외에도 사업 다각화가 활발하다. 서정진 회장은 2013년 화장품 기업 한스킨을 인수해 2015년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출범시켰다. 지난 3월에는 셀트리온의 사업목적을 ‘생물학적 의약품 등의 제조, 수출 및 판매업’에서 ‘의약품 등의 제조, 수출, 도매 및 판매업’으로 변경해 케미컬 사업으로 분야를 확장했다. 셀트리온은 부동산 임대업, 해외농업개발사업 등에도 진출했다.

 

셀트리온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에만 연구개발(R&D) 비용에 1184억 원을 들일 정도로 투자에 적극적이다. 따라서 사업을 확장해야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반면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실제 ‘​자전차왕 엄복동’​ 개봉 전후로 셀트리온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물론 셀트리온은 여전히 바이오시밀러 분야 강자다. 글로벌 제약시장 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관절염 주사제인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분기 말 기준으로 약 57%에 달했다. 특히 오는 11월 중 램시마를 자가주사제 형태로 바꾼 ‘램시마SC’의 유럽 시판이 가시화되면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안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램시마와 같은 오리지널약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가 우후죽순 쏟아질 경우 즉각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서정진 회장은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셀트리온은 신규치료기전을 포함한 신약후보물질만 10개 가까이 개발하고 있다.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R&D에 40조 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와 경쟁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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