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위워크의 위기입니다. 올해 상장 예정이던 위워크가 9월 30일, 상장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도저히 금액을 조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위워크는 건물을 빌려 위워크의 문화, 테마에 맞게 꾸미고, 업무 시스템을 만들어 단기로 다시 임대하는 업체입니다. 부동산을 ‘공유경제’로 바꿨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연재에서도 다루었던 적이 있지요. ([리얼 실리콘밸리] 오피스 비싸다고? 우린 빌려 쓴다 ‘위워크’)
위워크에 대한 시장 반응이 차가웠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자들이 정한 가치가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위워크는 상반기에만 7억 달러(8357억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냈습니다. 이미 임대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기에, 앞으로 매출을 늘릴 가능성 또한 희박합니다. 올 초 430억 달러(51조 3334억 원)였던 기업가치는 100억~150억 달러(약 12조~18조 원) 수준으로 무너졌지요.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요? 우선 창립자이자 대표였던 애덤 뉴먼의 방만한 경영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그는 2017년 10월 자신 지분을 몰래 팔아 7억 달러(8371억 원) 상당의 부를 축적하고, 개인 제트기, 주택 등에 기업을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뉴먼에게 집중된 위워크 경영권이 문제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전용기 내 대마초 흡연 의혹까지 터졌지요. 결국 뉴먼은 올 9월, 상장 실패 책임을 지고 위워크 대표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경영입니다. 위워크는 자신의 사업 모델을 ‘공유경제’로 규정했습니다. 위워크는 과연 혁신 기업일까요? 위워크는 아파트를 임대해, 이를 새롭게 꾸미고, 최고 수준의 임대료로 되팝니다. 예쁘게 포장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부동산 비즈니스’인 셈입니다.
공격적인 투자 또한 발목을 잡습니다. 현재 위워크는 전 세계 120여 개 도시에서 500여 개 지점을 운영합니다. 한국에만 20개 지점이 있지요. 공격적인 투자를 했지만 적자폭은 컸습니다. 현재 위워크는 현금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위워크는 작년에 60억 달러를 대출하며 ‘올해 기업공개(IPO)로 최소 30억 달러(3조 5865억 원)를 조달한다’는 조건을 붙였다고 알려졌습니다. IPO가 실패한 지금, 당장 현금을 찾지 못하면, 이르면 내년에 파산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겁니다.
위워크의 사업이 이렇게 빠르게 확장했어야 하는 비즈니스일까요? 이미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받는 현재,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전 세계 부동산 임대를 네트워크로 연결한다고 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시장을 설득하지는 못한 모양새입니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위워크의 신용등급은 투자 부적격 수준인 ‘정크’ 등급입니다.
위워크는 빠르게 현금을 확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고경영자(CEO) 애덤 뉴먼을 포함한 20여 명의 간부와 1만 2000여 명으로 알려진 직원 중에서도 수천 명을 구조조정 할 예정입니다. 소유 제트기 등 자산도 매각합니다. 신규 사무실 임대 계약이 중지된 건 물론이고, 기존 계약도 파기 위험에 빠졌습니다. 건물 소유주들이 더 이상 위워크에 빌딩을 맡기지 않기 시작한 겁니다.
위워크의 위기는 CEO 개인, 직원과 회사, 나아가 투자자에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지 못할 경우, 본인들도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위워크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해, 위워크가 파산할 경우 함께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프트뱅크는 투자했던 기업용 메신저 앱 업체 슬랙 또한 위기에 빠지며 많은 비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위워크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 불황입니다. 건물주와 장기 계약을 하고, 단기로 임대료를 받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져 사무실을 기업이 쓰지 않아도 공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수익 모델입니다. 경기가 나빠지며 위워크의 수익성 또한 악화되었습니다.
위워크와 같은 대형 기업이, 심지어 테크 기업의 외형을 하고 있는 기업이 IPO에 실패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뉴욕의 부동산 시장 또한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또 다시 불황이 오는 건지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위워크의 위기는 그 서막일 수도 있겠습니다. 테크 기업이라 소개한 임대 기업의 위기, 위워크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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