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선호한 정기 공개 채용을 줄이고 상시 채용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취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248개 기업 가운데 하반기 신입사원을 뽑지 않겠다는 기업은 34.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5%였던 것에 비해 20.9%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채용 방식이 정규 채용에서 상시 채용으로 바뀌고 있는 점을 신입 채용이 늘어난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국내 주요기업들은 정기 채용에서 상시 채용으로 채용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SK그룹 역시 내년 상반기 공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상시 채용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역시 내년부터 정시 채용 비중을 줄이고, 수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 주요 그룹들도 정기 채용 및 공개 채용을 축소하고 상시 채용 확대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기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정부 눈치보기식 채용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채용으로 전환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상시 채용에 적합한 인턴 경험 등을 접할 기회가 많은 ‘금수저’들이 채용에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나아가 채용 청탁에 대한 제재가 힘든 사기업 특성상 ‘빽’ 없는 일반 지원자들이 채용되기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공공기관과 달리 사기업은 취업 청탁에 대해 제재는커녕 파악조차 어렵다. 전직 대기업 인사 담당자 A 씨는 공채의 경우 채용 규모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인사 청탁이 있더라도 상대적으로 상시 채용보다 불이익이 적다고 말했다. 면접까지 오른 지원자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돼 있는 상황에서 인사 청탁을 받은 지원자를 채용해도 사실상 티가 안 나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최근까지 헤드헌터였던 B 씨는 “기업 상시 채용 시 이력서에 지원자의 친인척이 회사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까지 체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점이 지원자의 당락을 가르는 요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대기업 인사 담당자였던 A 씨 역시 기업 채용 시 취업 청탁이 존재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사기업 특성상 법률적인 처벌 기준이 모호해 문제 제기가 어려워 알려지기 쉽지 않지만 이 같은 이유로 지원자의 당락이 결정되면 일반 지원자가 사실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간사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사기업들이 정시 채용에서 상시 채용으로 바꾸는 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다만 취업이 어려운 가운데 좋은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용 청탁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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