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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암 마을' 장점마을 모호한 중간조사 발표 국감 통해 바로 잡힐까

KT&G로부터 받은 연초박 불법사용 비료공장, 암 발생 연관 있어도 인과관계엔 한계

2019.10.01(Tue) 11:48:34

[비즈한국] 환경부가 주민들 상당수가 암에 걸려 이른바 ‘암마을’로 불리는 전북 익산시 소재 장점마을과 관련해 지난 6월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그 내용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당시 발표에서 장점마을의 암 발생비율이 전국 대비 현저히 높은 점을 검토해 비료공장 가동과 장점마을 주민의 암 발생과 연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는 비료공장을 통해 검출된 발암물질과 상관성 등 암 발병의 인과관계 해석에 한계가 있다고 밝혀 애매한 입장 발표였다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관은 있으나 인과관계는 한계라는 얘기다.

 

지난 9월 26일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와 정헌율 익산시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서울 강남구 케이티앤지(KT&G) 본사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사진=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


이 문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중 거론될 예정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 관계자는 “환경부는 당시 중간 조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설명회 현장에서 발표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며 “장점마을 사태와 관련해 환경부에서 현재 최종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 18일 환경부 종합 국감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애매한 표현을 삭제하고 보다 명료한 문구로 수정 등을 요구하겠다. 그리고 환경부의 향후 이행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비료공장 가동이 암 발생과 연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는 것에 대해 “2001년 장점마을 500미터 인근에 들어선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이 생산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들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와 담배에서만 검출되는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사업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들에서 다량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아직 중간 결과 발표라 주민들의 암 발생과 연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연관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발암물질과 발병한 암과의 인과관계 해석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에 대해선 “세계보건기구(WHO)는 장점마을에서 다량 검출된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등 발암물질에 대해 폐암, 후두암, 인두암을 발병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담배는 각종 암을 유발하지만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주로 발병한 암은 피부암, 담낭암이었다. 그리고 금강농산은 2017년 4월 파산했고 공장 시설까지 경매에 의해 외부로 이전돼 가동 당시 정확한 발암물질 배출량과 노출량 파악이 곤란하다고 봤다. 따라서 인과관계 해석에 한계가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점마을이 ‘암 마을’로 불리게 된 경위는 이러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금강농산이 설립된 이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피부암, 담낭암 등 암이 발생했다. 주민들에게 암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시기는 2009년부터 2010년이다. 암에 걸린 주민들 중 14명이 사망했다. 

 

현행법상 담배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인 연초박을 비료로 생산할 때에는 발효 과정을 거친 퇴비로만 생산해야 한다. 그런데 금강농산은 연소 과정을 통해 유기질비료를 생산했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강농산이 유기질 비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연초박 50%와 피마자박 등 다른 재료 50%를 섞어 반죽해 알갱이를 만들어 섭씨 380도의 열을 가해 말리는 과정에서 불완전연소가 이뤄지면서 발암물질이 사업장과 마을 곳곳에 퍼진 것으로 드러났다.

 

금강농산은 케이티앤지(KT&G)로부터 연초박을 공급받았다. 환경부 올바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금강농산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케이티앤지 신탄진 공장으로부터 연초박 2242톤을 반입해 비료원료로 사용했다. 하지만 금강농산에 근무했던 복수의 마을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금강농산은 케이티앤지로부터 연초박 매입과 생산은 훨씬 이전부터 이뤄졌다. 

 

2003년부터 몇 년간 금강농산에서 근무했던 한 마을주민은 “금강농산에 입사한지 3년차인 2005년부터 2006년 즈음부터 연초박이 공장에 들어왔다. 금강농산은 케이티앤지로부터 ‘퇴비를 생산하는데 쓰겠다’며 연초박을 십 수 년간 공급받더니 불법으로 유기질비료를 생산했고 이게 주민들의 암 발병 원인이 됐다는 것을 후에 알게 됐다”고 성토했다.

 

2003년부터 금강농산이 폐업했던 2017년 초까지 사업장에 근무했다는 다른 마을주민은 “금강농산에서 퇴비생산시설을 본적도 없고 퇴비도 생산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임형택 익산 시의원이 입수한 금강농산의 연도별 비료별 생산량을 보면 퇴비 생산량은 전체 생산 비료의 3% 미만에 그쳤다.

 

금강농산 폐업 이후 이 회사 이 아무개 대표마저 지난해 봄 폐암으로 사망하면서 마을 주민들은 연초박 공급 원인을 제공한 케이티앤지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장점마을 민대책위원회와 정헌율 익산시장은 서울 강남구 케이티앤지 본사에서 집회를 열었다. 

 

정헌율 시장과 마을주민들은 “케이티앤지가 금강농산이 법적기준에 맞게 연초박을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적정하게 처리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도의적 책임이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 암 발병에 원인을 제공했다”며 “케이티앤지는 금강농산에게 위험성을 알린 적도 없다. 케이티앤지는 장점마을 집단 암 질병 사태에 대해 주민들에게 어떠한 입장 표명도 사과 한마디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케이티앤지가 금강농산에 연초박 공급을 개시한 시점과 종료한 시점까지 전체 내역을 가지고 있지만 자료 공개 요구에 묵살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헌율 시장과 백복인 케이티앤지 사장의 면담을 추진했지만 케이티앤지는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케이티앤지 측은 “연초박은 폐기물관리법 및 비료관리법 등에 따라 재활용될 수 있다. 당사는 관련 법령을 준수해 연초박을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 처리시설인 비료공장을 통해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당사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역학 조사와 관련해 인과관계 해석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8월 말부터 감사원은 익산시에 대한 관련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당사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해명했다. 

 

케이티앤지 관계자도 “연초박을 외부업체에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공개는 오해를 낳을 수 있고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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