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남양유업 일부 영업사원들이 중소 슈퍼마켓 연합단체인 상우회에 장려금 명목으로 일부 대리점주들에게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이들 영업사원은 회사가 아닌 개인 계좌로 입금을 받아 또 다른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상우회는 대형 유통체인에 비해 구매력에서 열세인 슈퍼마켓들이 연합단체를 구성해 공동구매로 구매단가를 낮춰 시장경쟁력을 높이고자 만들어진 단체들이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9월 현재 대리점과 계약 거래 중인 상우회는 6곳이며 73개 대리점이 221개 점포에 납품 중이다.
서울의 한 남양유업 현직 대리점주 A 씨는 거래관계인 상우회에서 장려금을 요구한다는 영업사원 B 씨의 말을 듣고 2017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B 씨 개인 계좌로 1600만 원을 입금했다.
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협회) 관계자는 “남양유업 회사 영업사원이 회사 업무와 관련된 일에 왜 개인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는지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을의 입장인 대리점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러한 사례가 여럿 있으며 올해 국정감사 이후 남양유업을 대리점법상 ‘이익제공 강요 행위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계획이다.
대리점법 7조는 공급업자는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에게 금전·물품·용역, 그 밖의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아울러 이법 시행령 4조 1항에선 공급업자의 필요에 따라 판매촉진행사를 실시하면서 그 비용·인력 등을 대리점이 부담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협회 측은 남양유업이 이러한 현행법 조항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상우회의 거래 주체가 대리점이며 상우회와 거래 대리점에 대한 회사의 지원 의무는 없다고 반박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상우회와의 계약체결과 납품은 대리점이 주체적으로 진행한다. 장려금은 실질적인 계약당사자인 대리점이 상우회에 지급하는 것으로 대리점마다 거래조건에 따라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어 “B 영업사원은 대리점으로부터 위임받은 회사가 대리점들의 요청에 의해 실계약 당사자인 대리점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우회 장려금을 모아 상우회에 입금해줬다”며 “해당 상우회의 경우 납품대리점이 회사에 위임장을 제출해 대리역할을 요청했다. 이를 근거로 대리점을 대신해 B 직원은 이상 없이 업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법상 이익제공 강요 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이익제공 강요 행위’는 자기를 위해 거래 상대방에게 금전, 물품, 용역 그 밖의 경제상 이익 제공을 강요하는 행위다. 상우회는 대리점의 거래처로 장려금 또한 대리점이 지급해야 할 사항인 만큼 이익제공 강요 행위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협회는 상우회의 계약 주체는 남양유업으로 대리점이 아니라고 재반박하고 있다. 또한 협회는 영업사원 개인 계좌에 입급한 문제를 제기한 대리점주가 남양유업에 대한 위임장이 있다 한들 자신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받아 갔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대리점은 상우회와 계약하지 않는다. 거래단가, 장려금 등을 모두 회사가 상우회와 계약해 대리점에 전달하고 있다. 대리점은 부담해야 하는 장려금 등이 얼마인지 모른다. 남양유업 입장대로 대리점이 상우회와의 계약 주체라면 대리점 입장에서는 모든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며 “남양유업 영업사원들은 회사 입장이라며 수시로 서류 양식을 보여주며 대리점들로부터 도장 등을 받아가는 형국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10월 2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추 의원은 9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양유업의 대리점들에 대한 밀어내기, 장부조작이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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