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위워크 상장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위워크는 기업공개(IPO)에 나섰는데, 당초 470억 달러(약 56조 원)에 이를 것이란 기업 가치는 절반 이하인 20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고 지배구조와 수익성 문제 등 온갖 잡음을 노출하고 있다. 이에 기술 기업의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위워크의 모회사 ‘더 위 컴퍼니’가 “연말까지 IPO를 완료하길 기대한다”며 상장 시기를 늦췄다고 보도했다. 위워크는 당초 이달 23일 상장을 목표로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를 상장주간사로 선정한 상태였다.
위워크가 상장을 미룬 것은 흥행 실패의 우려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위워크는 당초 470억 달러의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앵커투자자로 참여할 때 산정한 가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워크와 주간사들이 올해 1월 기업 가치를 평가했을 때는 100억~150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실제 부동산 개발 및 임대 회사의 기업 가치는 높게 평가받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10배 이내로 평가한다. PER는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주가 대비 얼마나 많은 현금을 창출하고 있느냐를 측정하는 지표다.
위워크는 당장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PER를 측정할 수 없다. 다만 위워크의 지난해 연 매출이 180억 달러였으며, 부동산 임대업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4~5%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영업이익은 7억~8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할 수 있다.
위워크의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라면 PER는 약 15배, 150억 달러라면 22배, 470억 달러라면 약 68배에 이른다. 미국 1위 부동산 중개 사이트 질로우의 시가총액이 약 100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질로우는 지난해 약 1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월가에서는 위워크가 100억~150억 달러의 평가를 받는 것도 높다고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의 확장성 때문에 적자를 기록해도 매출만 꾸준히 늘어나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위워크도 올해 상장을 목표로 세계적으로 매장을 대폭 늘리는 등 매출을 꾸준히 증가시켰다. 그러나 임대료 외에는 사실상 수익창출 창구가 없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으로 위워크가 오피스 임대 시장을 장악해 임대료를 일제히 인상하기에는 시장 지배력이 약하다. 여기에 공유오피스가 공실이 나더라도 위워크가 임대한 오피스 빌딩에는 임대료를 계속 지급해야 하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위워크 상장 시 소프트뱅크가 위워크 지분을 추가 인수해 흥행몰이를 돕는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또 위워크는 지난 2~3년간 공격적 사업 확장을 위해 은행 대출을 많이 받았는데, 상환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특히 올해 상장한 핀터레스트, 스냅, 드롭박스, 리프트, 우버 등 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당초 기대의 7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위워크를 비롯한 스타트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냉정해진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비전펀드와 아람코 등 대형 매물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위워크가 상장을 늦출수록 자금공모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며 “영업적자가 언제 개선될지 모른다는 시장의 불안감에 우버도 기업가치가 반토막 났다. 위워크도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명쾌한 답을 내놔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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