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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강자' 아고다 항공 진출…여행업계 '무한 통합 전쟁'

호텔+항공 결합상품 경쟁력…항공+숙박+현지투어+모빌리티 등 '슈퍼 앱'이 새 트렌드

2019.09.20(Fri) 14:19:42

[비즈한국] 호텔예약플랫폼 아고다(Agoda)가 최근 항공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고다는 미국 최대 온라인 여행 그룹인 부킹홀딩스의 자회사로 부킹홀딩스는 호텔, 항공, 투어액티비티 등 다양한 예약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고다는 계열사인 항공가격비교 플랫폼 카약(Kayak)과 단순 제휴하는 기존 방식을 버리고 독자적으로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론칭했다. 일반적으로 “항공을 건드리면 매출은 늘릴 수 있지만 수익까지는 글쎄?”라는 측면에서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 아고다의 항공 진출, 무엇을 위한 포석일까? 

 

아고다가 계열사인 항공가격비교 플랫폼 카약(Kayak)과 단순 제휴하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독자적으로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론칭했다.


아고다는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 중에서도 아시아를 비롯해 한국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예약 플랫폼이다. 국내 포털사이트 검색량 비중도 높고 최근의 성장폭도 크다. 그래서 이번 항공 론칭이 단순히 구색을 맞추거나 매출 규모를 늘리기 위한 것은 아닌 듯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숙박과의 연계 상품 개발로 플랫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사용자가 많은 아고다는 전 세계 호텔 시장에서 물량 확보와 가격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B2C 판매는 물론 제휴를 원하는 기업들과 B2B 영업도 하기 때문에 더 경쟁력 있는 요금과 물량을 뽑아낼 수 있는 것. 일반 소비자에게는 노출되지 않는 호텔 요금을 항공권과 붙여 ‘​다이나믹 패키지’​를 만들었을 때 ‘같은 상품, 저렴한 가격’으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다이나믹 패키지란 항공을 선택한 후 숙박을 골라 소비자 스스로 만드는 에어텔 개념이다. 숙박을 먼저 선택한 후 항공을 예약할 수도 있다. 

 

호텔 요금의 경우 물량에 따라서 개별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가격과 B2B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호텔은 할인한 호텔 가격을 숨기고 항공권과 결합하면서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고다가 B2B 기반의 요금을 활용하면 굳이 개별 호텔들과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아도 다양한 다이나믹 패키지 상품의 검색이 가능해진다. 패키지는 싫고 자유여행을 원하지만 정보 검색에 민감하지 않거나 귀찮아하는 30~40대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유저들에게 ‘저렴하다’는 인식이 쌓이고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이 될수록 확장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예약을 단순히 가격비교 사이트와 제휴해 연결만 시켰을 경우 입맛에 맞는 상품을 구성하기 어렵다. 반면 항공을 온전히 내 비즈니스로 가져오면 소비자 니즈에 맞는 호텔+항공 결합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아고다의 항공 진출이 숙박 예약 시장에서 입지를 더 탄탄히 하고 사용자를 늘릴 것이라 전망했다.

 

호텔 요금의 경우 물량에 따라서 일반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B2C 가격과 B2B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호텔은 할인된 호텔 가격을 숨기고 항공권과 결합하면서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진=아고다 앱 캡처


OTA(Online Travel Agency) 관계자는 “요즘 여행 플랫폼은 저마다 비슷한 상품을 판다. 원천 소스를 가진 회사와 제휴하는 경우도 많아서 상품이 겹치는 것도 다반사고, 가격도 비슷하다”며 “중요한 것은 플랫폼 내 사용자 경험이다. 누가 얼마나 사용자의 편리와 요구에 가까이 다가가느냐가 플랫폼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개발 관계자는 “요즘은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한 ‘​슈퍼 앱’​이 트렌드다. 항공, 호텔, 현지투어, 모빌리티, 배달 등으로 각각 특화됐던 플랫폼들이 연결 가능한 다른 서비스들을 추가해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공유차량 업체인 그랩(Grab)이나 우버(Uber)도 모빌리티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호텔 예약이나 음식배달 서비스까지 한다. 모든 개별 플랫폼이 사용자의 사용습관을 잡기 위해 최대한 확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각각의 플랫폼은 이미 항공부터 숙박, 현지투어, 모빌리티, 여행자보험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구매하도록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현재의 서비스를 활용해 최대한 시너지를 내고, 한 번 들어온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런 글로벌 OTA들의 공격적인 전략에 따라 현지투어 전문으로 시작한 마이리얼트립 같은 국내 토종 OTA들 역시 항공과 숙박은 물론 테마패키지 상품까지 취급하며 교차 판매와 사용자 붙들기(lock-in)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들과 공격적으로 제휴를 늘려가던 야놀자도 ​오늘(20일) ​카약과 제휴하며 본격적으로 항공과 숙박 시장을 연계하겠다고 나섰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특화된 개별 시장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플랫폼들이 다시 종합여행 솔루션으로 가는 흐름 속에서 OTA 플랫폼들의 경계 없는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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