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금리의 변동 폭이 작거나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엔 변동금리 대출 상품이 유리하다는 게 학계의 입장. 하지만 정부는 고정금리 상품을 택했다. 16일부터 신청자 접수를 시작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얘기다.
금융위원회(금융위원회)는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용자가 최저 1%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한다. 접수 기간은 9월 16일부터 29일까지며, 대출 상품은 10월부터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심전환대출은 2015년 이후 4년 만에 재등장했다. 이 상품은 가계부채 증가 없이 대출구조를 개선해 가계와 시스템을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당시 신청자는 약 34만 5000명에 달했으며, 약 33조 9000억 원이 가계에 공급됐다.
이번에도 상품이 출시된 취지는 다르지 않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7월 23일 주택금융개선 T·F 회의 모두발언에서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경우) 현재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분들은 더 낮은 고정금리 대출로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는 것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준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미국 기준금리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7월 3년 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대출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도 1월 2.04%에서 8월 1.68%로 0.36%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고정금리는 1.85~2.2%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은행의 변동금리 상품보다 약 1%포인트 낮게 책정됐다. 그러나 국내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더 떨어진다면 변동금리도 같이 내려간다. 손해는 고정금리 상품 가입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을 거란 예상이 늘면서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가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고전 경제학적으로 흔한 현상은 아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역으로 이용해 가계 안정을 위해 고정금리 상품 수요자를 늘리려 안심전환대출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기준금리 하락으로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 “금리 변동은 예측하기 어려운 사항이기에 상품 가입은 가계의 선택사항이다”라면서도 “금리는 낮아질 수 있지만, 높아질 수도 있다. 금리가 인상됐을 때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위험성을 생각한다면 안심전환대출을 가입하는 게 맞다”고 당부했다.
허석균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안심전환대출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논하는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특수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현재 안심전환대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와 1%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면 가입을 꺼릴 이유가 없다. 정부에서 경제적인 논리보단 주거복지, 가계 안정에 방점을 뒀기에 이런 상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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