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롤러코스터.’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9일 오전과 오후, 이른바 ‘조국 테마주’들의 움직임이다. 현재 조국 테마주로 거론되는 곳은 더블유에프엠(WFM)과 화천기계 등. 직접 연관된 곳(더블유에프엠)도, 막연하게 연결된 곳(화천기계)도 있다.
대표이사가 조국 가족 사모펀드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블유에프엠은 9일 하루에만 20% 넘게 빠졌다가 12%까지 오르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지명 철회 가능성까지 점쳐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11시 30분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발표한 덕분이었다.
시장 흐름은 빨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한 것보다 1시간가량 앞서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 막판 흐름은 좋지 않았다. ‘실제 실적 연관성’이 없는, 막연한 테마주의 전형적인 흐름이었다는 평이다.
# WFM, 영장에 급락→장관 임명 급등→하락 마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9일 오전 9시 10분 즈음,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이상훈 대표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국 장관의 부부와 자녀, 처남 가족 등이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루코어)’의 운용사인 코링크PE는 2017년 10월 더블유에프엠(WFM)의 지분을 인수했는데, 이상훈 대표는 이후 더블유에프엠 대표도 역임했다. 조국 장관은 “5촌 조카의 권유로 투자를 결정했고, 어디에 투자하는지 등은 전혀 모른다”고 해명했왔지만, 2차 전지 사업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 수사 소식과 함께, 이상훈 대표가 사임한다는 공시를 낸 더블유에프엠. 장 개시부터 급락했다. 4000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6일) 253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9일 장 시작과 함께 끝없이 하락했다. 영장 청구 소식에 9시 47분에는 20.55%(420원) 하락한 2010원까지 떨어졌다.
그 뒤 서서히 반등하더니, 조국 장관 임명 소문과 함께 급등세를 연출했다. 청와대가 ‘11시 30분 엠바고(보도유예)’를 걸고 조국 장관의 임명 발표를 알린 것은 11시 15분 전후. 하지만 이미 그보다 앞선 10시 30분부터 빠르게 낙폭을 줄여나갔다. 그리고 장관 임명 발표(11시 30분) 조금 뒤인 12시 4분에는 금요일 종가 대비 12.65% 오른 2850원을 찍었다. 하루 만에 840원의 낙폭. 만일 당일 최저가에 매입해 최고가에 처분했다면 40%가 넘는 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조국 장관의 임명 여부가 ‘조국 테마주’의 관건이었기 때문일까. 다시 빠르게 급락했다. 12%까지 올랐던 주가는 오후 2시 전후로 전일 종가로 내려앉았고 검찰 수사 확대 가능성 등에 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종가 대비 17% 하락한 셈이다.
# 조국 장관과 동문이 감사라…화천기계도 널뛰기
막연하게 조국 테마로 연결된 화천기계도 9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화천기계는 공작기계를 만드는 중견기업으로, 조국 장관이 후보자로 내정된 지난 8월 9일 이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주목 받는 종목이 아니었다. 하지만 회사 감사인 남 아무개 씨가 조 장관과 미국 버클리대 로스쿨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임명 전 3800원(8월 9일 종가, 3860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한 달 새 40% 이상 뛰었다.
화천기계 주가 역시 9일 정점을 찍었다. 지난 6일 5540원에 거래를 마친 화천기계는 9일 다소 떨어진 541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조국 장관 임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11시 35분 6960원까지 급등했다. 금요일 대비 25.63% 오른 수준. 하지만 테마 뉴스 소멸과 함께 급락세가 연출됐다. 차익 실현 매물과 함께 매도세가 거세졌고, 결국 거래 마감 한 시간을 앞두고 전일 종가로 돌아왔다.
그 뒤에도 꾸준히 매도가 쏟아지면서 화천기계는 전 거래일 대비 685원 하락한 4855원(-12.36%)까지 밀렸다. 낙폭을 다소 회복한 5060원(-8.66%)에 거래를 마쳤지만, 조국 테마주라는 이슈는 소멸됐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증권가 관계자는 “원래 정치인 테마주는 선거나 임명 여부가 나오면 상승이나 하락성 소재가 소멸됐다고 봐야 한다”며 “조국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고 해서 실제 실적이나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 알면서도 하는 ‘투기 종목’임을 명심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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