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에 이들 은행의 책임자가 증인으로 출석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상임위원회에서는 관련 증인 출석 요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국회는 오는 30일부터 20일간 국정감사를 열기로 일정을 확정했다. 이번 국감에서 최근 불거진 DLS·DLF 사태가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전망인 가운데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해당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이번 사태 관련 책임자에 대한 증인 출석 신청을 검토 중이다. 대상은 DLF를 판매해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불완전판매 의혹이 제기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총 책임자다.
다만 해당 상임위 관계자들은 논란이 제기된 은행의 관련자 증인 출석 신청을 검토하면서도 구체적인 소환 대상이나 형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 측은 “현재 DLS·DLF와 관련한 사안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관련자 증인 출석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정무위 위원장)은 “현 상태에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먼저 판매액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DLF를 판매해 전액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 우리은행의 경영진 출석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우리은행은 4012억 원어치 DLF를 금융소비자에게 판매했다. 우리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손태승 회장으로 지난해 지주사가 출범하면서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지난 1월 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으로 선임(은행장 겸임)된 손태승 회장은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 받게 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을 이끌고 있는 지성규 은행장도 마찬가지다. KEB하나은행은 영국과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에 연동한 DLF를 3876억 원 규모 판매했다. 이는 시중 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판매액이다. KEB하나은행은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KEB하나은행은 사태가 불거진 이후 전현직 투자상품부, PB(프라이빗뱅크) 사업부 일부 직원에게 메일과 메신저 등에 DLF, 금리연계 등의 문구가 포함된 자료에 대한 열람·활용 취지의 동의서를 받았기 때문. 하지만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증거 인멸이 아니라 오히려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해 받은 동의서”였다고 해명했다.
손태승 회장과 지성규 은행장은 현재 금융소비자원(금소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으로 검찰에 고발당할 위기에 몰렸다. 금소원은 지난 8월 “DLS 사태로 7000억 원 이상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도 금융당국의 늑장 조사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증거인멸, 은닉과 대책의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면서 손 회장과 지 은행장을 고발할 예정이다.
현재 DLS·DLF 사태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며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연계 금리 하락에 따라 원금 100% 손실 가능성이 있는 DLF를 판매했는데, 금리 하락세로 방향성이 전환된 후에도 해당 상품을 계속 판매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산하 연구소가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독일과 미국의 금리 하락을 예상했는데도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했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한 채 판매 수수료 수익에 집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우리은행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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