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주식시장은 삼성그룹주에 대해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했다(관련기사 [긴급체크] 대법원 파기환송,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의 앞날은?). 대법원이 이재용 부회장 관련 선고를 내리던 당일인 29일 주식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주는 모두 하락 마감했으나, 다음날인 30일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뺀 전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상승한 종목은 대부분 전일 하락분을 모두 메우고 전전일보다 상승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29일 1.7% 하락한 4만 3400원으로 마감했지만, 30일 4만 4000원으로 1.38% 상승했다. 삼성 계열 IT주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전기는 29일 1.03% 하락한 8만 6700원으로 마감했지만, 30일 8만 9100원으로 2.77% 상승했다. 삼성SDI는 29일 0.40% 하락한 24만 7500원으로 마감했는데, 30일에는 24만 9500원으로 0.81% 올랐다. 삼성SDS는 29일 2.81% 하락한 19만 원에 마감했지만, 30일에는 0.81% 상승해 19만 6000원을 기록했다.
금융주도 비슷하게 움직였다. 삼성생명은 29일 0.75% 하락한 6만 6500원에 마감한 반면, 30일에는 2.56% 상승한 6만 82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화재는 29일 0.44% 하락해 22만 5500원에 마감했는데, 30일에는 22만 9000원으로 1.55% 상승했다. 삼성증권은 29일 0.44% 하락해 3만 4150원이었지만, 30일에는 3.37% 오른 3만 53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카드는 29일 하락하지 않은 유일한 삼성그룹주로 0.62% 상승한 3만 2500원에 마감했고, 30일에도 2.00% 상승해 3만 3150원을 기록했다.
30일 대부분의 삼성그룹주가 상승세였던 반면, 분식회계 및 이재용 승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삼성물산은 29일 4.05% 하락하며 9만 원대가 깨진 8만 7600원에 마감한 뒤 30일에도 1.37% 하락한 8만 6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분식회계의 직접 수사대상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9일 4.89% 하락한 27만 2500원에 마감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30일에도 1.28% 하락한 26만 9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0일 전날 대비 낙폭을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증권가 역시 차분한 움직임을 보였다. 34개 주요 증권사가 시황 보고서를 올리는 에프엔가이드에 30일 오후 5시까지 대법원 선고 내용을 언급한 보고서는 DB금융투자의 ‘삼성물산-다시2심으로, 불확실성 지속’, KB증권의 ‘삼성 이재용 부회장 대법 선고 영향’, 상상인증권의 ‘이재용 대법원 파기 환송 선고, IT 관련주 영향은?’의 3개뿐이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에 대해 ‘BUY(유지)’ 평가를 내리며 “영업가치와 지분가치를 고려할 때 삼성물산은 저평가된 상황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파기 환송으로 불확실성이 당분간(1년 정도) 지속될 전망이다. 재판 결과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로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불확실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할인률을 줄일 수 있는 이벤트도 기대하기 어렵다. 적정 시가총액을 찾아가기까지 아직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섹터별 애널리스트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향후 진행될 파기환송심의 부담을 갖게 되어 최근의 적극적 경영행보에 다소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는 오너 리스크 부각으로 해외 대형 M&A(인수·합병)와 같은 핵심 의사결정의 지연 가능성이 예상되고, 지배구조를 포함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신뢰 회복 방안도 늦춰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재용 부회장 대법원 파기 환송 재판의 결과까지 6개월~1년에 걸친 주요 경영 활동의 불확실성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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