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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급한 신세계, 오프라인 자산 매각 '진퇴양난' 빠지나

전체 투자 계획만 1조 2000억, 부동산 가치 하락 시 유동성 차질 우려…이마트 "상황 지켜봐야"

2019.08.30(Fri) 17:36:20

[비즈한국]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 이마트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대형 마트 위주의 경영 전략에서 온라인 중심의 유통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비용 확보 방안으로 부동산 매각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를 위해서는 ​결국 ​본원 사업인 대형마트의 실적이 먼저 개선돼야 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이마트는 SSG닷컴 등을 앞세워 온라인 쇼핑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닐슨코리아 산하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SSG닷컴 방문자 순위는 전체 이커머스(E-commerce, 전자상거래) 애플리케이션(앱) 가운데 8위를 기록했다. 1위는 G마켓이었다. 이어 11번가, 옥션, 쿠팡, 인터파크, 위메프, 티몬 등이 뒤따랐다.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가 가진 명성에 비하면 만족하기 힘든 성적표다. 

 

이마트가 부동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자산 가치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매각에 차질이 전망되고 있다. 서울시 용산구 이마트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본원 사업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의 대형마트 역시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는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44억 1165만 원으로 전년 2068억 6667만 원에 견줘 78.5% 급감했다. 황용주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본원 사업인 대형마트 부문의 부진이 전체적인 실적 악화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주력한 사업인 트레이더스, 이마트24 등 투자비용이 컸던 점이 배경으로 꼽혔다. 

 

이마트는 2021년까지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예상 투자금의 구성을 보면 기존 자가·​임차의 보완 명목으로 6437억 원이 투입된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신설 자가·임차 명목 투자금이다. 총 5672억 원의 예산이 계획돼 있는데 이 가운데 올해는 3021억 원이 투입된다. 이듬해에는 투자금이 1403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축소되고, 그다음 해 역시 1248억 원으로 더 줄어든다.

 

이마트를 포함한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전 계열사로 투자 예상금액을 확대하면 올해에만 1조 4930억 원의 자금을 투입될 계획이다. 이마트는 투자에 필요한 유동성을 자산 매각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띄운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재무 건전성 강화 목적으로 보유한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매각 부동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나타낸다. 매각 대상이 되는 이마트 점포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는 상대적으로 유동화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매수자와 매각자의 시각차에 따라 자산 매각 작업에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9일 이마트가 10조 원에 육박하는 유형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연간 1조 원 내외의 투자 부담과 이익창출력 저하 등에 따라 보유 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이마트(계열사 포함)가 가지고 있는 영업용 부동산의 장부가액은 지난 상반기 기준 토지 4조 7024억 원, 건물 3조 8921억 원으로 총 8조 5945억 원 수준이다. 물류센터 등 기타 영업용 토지(1968억 원)와 건물(3049억 원)까지 합치면 9조 963억 원에 달한다.

 

이마트가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신세계그룹 사업 재편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서울 용산 이마트 매장 내부. 사진=고성준 기자


문제는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의 재무구조 특성상 가치 평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신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산유동화와 관련한 부동산 매각 등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이 벌이고 있다. 업계 1위 쿠팡은 2015년 10억 달러(1조 2103억 원)의 자본을 일본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해 2017년 모두 소진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2조 4200억 원)의 자금을 다시 출자받아 물량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SSG닷컴도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SSG닷컴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2158억 원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을 밝혔다. 1분기 보고서에서 밝힌 1389억 원보다 769억 원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여전히 쿠팡 등에 비해 투자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이마트 등이 부동산을 제값에 처분하지 못한다면 향후 장기적인 투자 지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투자가 부족하다는 견해에 대해 “절대적인 투자 액수만 놓고 보면 투자금이 적을 수 있지만 법인 출범 시 사모펀드로부터 1조 원을 지원받고 출범했다”며 “쿠팡은 쿠팡맨 등 인건비에 투자가 집중된 데 반해 SSG닷컴은 업계에서 최첨단으로 평가받는 유통 인프라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이마트의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줄줄이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8일 이마트의 장기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 가운데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역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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