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모두의 예상대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통과했다. 2007년 7월 1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제안했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3개 노선의 첫 단계를 넘었다. 3개 노선 예타 통과에 무려 12년이 소요됐다. 이르면 2022년 A·B·C노선이 모두 공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B 노선은 서울 3대 업무 밀집지역인 종로구·중구와 여의도를 통과하는 데다, 수도권 교통망 중 드물게 동서를 연결해 교통 취약지구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5조 7351억 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부터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까지 80.1km를 잇는다.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소요시간은 현재 82분인데, GTX-B 노선을 이용하면 27분으로 단축된다. 정부는 이르면 2022년 말 착공하고 2025년 개통을 목표하고 있다.
이미 몇 번이나 사업성 부족으로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던 B 노선은 지난해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예타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었다. 남양주 왕숙지구(6만 6000가구), 인천 계양지구(1만 7000가구)가 추가돼 수요가 증가했다. B 노선이 예타 문턱을 넘으면서 GTX 모든 노선은 본궤도에 올랐다.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인 A 노선(삼성~동탄 포함 83km)의 경우 2023년 완공 목표이고, C 노선(양주 덕정~수원, 74km)도 착공을 앞당겨 2021년 착공할 계획이다.
GTX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지난 12년간 GTX와 입지 프리미엄에 대한 영향력 분석을 꽤 많이 했었으니까. GTX에 대한 칼럼은 몇 편으로 나눠 차근차근 이야기하기로 하자. 오늘은 두 가지만 체크해보자.
첫째, 왜 B 노선이 예타를 통과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을까? 앞서 설명한 대로 비용 대비 편익 분석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용 수요가 적다는 의미다. 3기 신도시로 늘어나는 남양주와 인천 계양의 미래 수요량까지 끌어와 간신히 사업성을 높였으니까 말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GTX-B 예타 통과는 정치적 노력의 결과이지 경제적인 면만 고려했다면 이번에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현 정부가 대국민 교통 복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다만 이제 예비타당성조사만 통과했을 뿐이다. 예비타당성은 본 타당성 조사 전 단계다. A 노선과 C 노선처럼 구체적인 착공 전 단계까지 가기까지 몇 개 절차가 아직 남아있다. 내년 총선 때문에 무리하게 예타만 통과시킨 것이 아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선거용 선심 정책이 이전 정부들에게 빈번하게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B 노선이 실제 개통됐을 때 가장 호재 지역이 어디인지를 추정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12년 전 GTX 발표 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를 해왔다.
모든 역세권이 호재가 된다. 그건 확실한 팩트다. 하지만 수요가 어디를 향하는지 보면 결국 메인 업무지역이다. 서울 도심권인 종로구·중구·용산구가 중심이 될 것이고, 이미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송도국제도시에도 인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교통망이 개통되면 무조건 입지 프리미엄이 올라가지만, 메인 업무지역과 연결되지 않으면 프리미엄은 초기에만 반짝 상승할 뿐 지속되지 않는다.
결국 메인 업무지역 입지가 가장 호재다. 연결되는 교통망으로 배후 수요지가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교통망이 아닌 지역에서 교통망 지역으로 유입되는 수요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반시설(교육시설, 상업시설 등)이 잘 갖춰진 입지여야 한다. GTX 역만으로는 부족하고, 교육·상권·환경 등 여러 가지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또 양질의 대규모 주거시설이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지역까지 갈 수 있는 노선과 환승역이 또 호재가 된다.
GTX-B 노선이 개통되면 13개 역 모두 호재지역이 된다. 무조건 다 호재다. 하지만 메인 지역이 아닌 양 사이드 지역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2022년 착공되는 것을 확인하고 관심을 가져도 늦지 않다. 착공을 실제 2022년에 할지도 모르고, 아무리 공사기간을 단축한다 해도 2025년 개통이라는 것은 무리한 일정이 아닌가 싶다. 2019년 8월 말 착공하는 신안산선의 진행 속도를 보면서 판단해도 좋을 듯하다.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
부동산은 수요가 실제 증가하지 않으면 프리미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프리미엄은 수요 증가분이라 할 수 있다. 메인 지역은 수요가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판단이 어려운 지역은 수요가 증가할지 반대로 수요를 빼앗기는 빨대효과가 발생할지 고려해야 한다.
업무시설이나 기반시설이 없는 지역은 개통 때까지 어떤 수준의 기반시설을 갖추는지에 따라 수요가 유입될 수도 유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GTX 역세권도 아닌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수익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처럼 마케팅 공세를 할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인사이트가 없다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지금은 결정할 타이밍이 아니다. 가시화되면 그때 다시 판단하자.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 등이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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