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GS그룹은 내부거래 개선이 필요한 기업으로, 감독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GS그룹 4세 경영인의 개인회사 삼양인터내셔날이다. 삼양인터내셔날의 내부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기준(30%)을 크게 밑돈다. 기준이 되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론 8% 수준.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 보면 (내부거래액÷매출총액×100)은 절반 수준에 육박한다.
특히 해외 계열사를 통한 일감몰아주기가 많다.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양인터내셔날이 GS그룹 승계가 유력한 4세 경영인들이 소유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GS그룹은 지난해 일부 계열사의 내부거래가 오히려 늘어났다. GS네오텍은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을 3.5%에서 3.8%로 0.3%포인트(p) 확대했다. 이 외에 켐텍인터내셔날(4%p 상승), 승산(2%p 상승) 등의 계열사도 일제히 내부거래를 늘렸다.
눈길을 끄는 계열사는 삼양인터내셔날. 삼양인터내셔날은 GS그룹 오너 4세의 사실상 개인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 구조를 보면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이 37.33%로 최대주주다. 이어 허서홍 GS에너지 전무(33.33%), 허세홍 GS칼텍스 대표(11.20%), 기타(18.14%) 등의 주주로 구성됐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 부사장은 GS 4세 경영인 가운데 장손이다. 허세홍 대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서홍 전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삼양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별도 기준 전체 매출(2585억 원)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은 7.9%에 불과하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6억 원 수준. 이는 감독 당국의 제재 기준을 크게 밑돈다.
현행법상 기준치 이상 일감몰아주기 기업에는 증여세가 부과된다. 대상 기업은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매출 비중이 30%(중소기업 50%·중견기업 40%)를 넘는 기업이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내부거래 일정 비율을 초과한 기업 가운데 지배주주와 그 친족의 주식보유비율이 3%(중소·중견기업 10%)를 넘는 내국법인이 적용받는다.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 삼양인터내셔날의 매출구조를 보면 삼양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 절반 가까이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채웠다. 지난해 삼양인터내셔널의 연결 기준 매출은 2618억 원. 이 가운데 1246억 원이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발생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47.59% 규모다.
별도 기준 내부거래에 비해 연결 기준 내부거래가 많은 것은 삼양인터내셔날 자회사의 특수관계자까지 특수관계 범위로 확대되면서 이들과의 거래가 잡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통해 별도 기준에는 잡히지 않던 매출이 1000억 원 넘게 잡혔다. 우선 GS칼텍스 싱가포르 법인(GS Caltex Singapore Pte Ltd)이 602억 원의 일감을 몰아줬다. GS아로마틱스(GS Aromatics Pte Ltd)도 434억 원의 일감을 몰아줬다. 총 1036억 원의 매출이 새로 잡혔다. 이들 법인은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꼽히는 싱가포르에 설립됐다.
일각에서는 우회적으로 GS그룹 오너 4세 경영인의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꼼수 일감몰아주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비교적 거래 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해외 법인을 이용해 거래 조건을 조정할 가능성도 충분해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사는 “해외 법인을 통한 일감몰아주기는 감독 당국의 제재 범위를 벗어난다”면서 “법망이 닿지 않는 곳에서 우회적으로 해당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배주주인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모두 GS그룹의 오너 4세 경영인이다. 그들은 지난해부터 주요 계열사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의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승계 작업까지는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현재 허 부사장, 허 전무, 허 대표가 가지고 있는 지주사 GS의 지분은 각각 2.08%, 1.60%, 1.54%다. 허 부사장과 허 전무는 올 초보다 각각 0.09%p, 0.15%p 지분율을 높였다. 최대주주는 4.75% 지분을 확보한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삼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GS 싱가포르 법인과 GS아로마틱스는 오일 트레이딩 사업을 하기 때문에 기업회계 기준에 따라 상품의 리스크를 지니는 상품 매출(토탈) 인식방식이 아니라 중개수수료 수익(순액)으로 인식했다”며 “삼양인터내셔날 연결 기준 매출 총액에 포함된 싱가포르 법인의 매출은 순액 33억 원밖에 인식이 안 된 상황으로 총 7740억 원의 매출이 반영돼야한다. 이 경우 내부거래 비중은 약 12% 수준으로 내려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싱가포르 법인과 거래를 한 것은 조세회피처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일트레이딩의 메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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