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국 정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최신형 F-16 전투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F-16 전투기 66대를 대만에 수출하는 안이 국무부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행정부의 검토와 승인을 받은 F-16 전투기 판매계획은 미 의회에 통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 의회라는 최종관문이 남아있지만, 공화 및 민주당 모두 이 사안에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기에 판매는 확실시된다. 해외 방위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행정부에서 무기 판매 계획이 미 의회로 통보된 후 결정되기까지 30~40일이 소요된다.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9월 말 혹은 10월 초에는 F-16 전투기 판매 안이 미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 3월 66대의 최신형 F-16 전투기 판매를 미국에 요청했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에 판매되는 66대의 거래액은 2500억 대만달러(약 9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금액은 이보다 적은 8조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대만 공군은 동북아시아에서 우리 공군 다음으로 많은 수의 F-16 전투기를 운용 중이다. 총 140여 대의 F-16A/B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66대의 ‘F-16 블록 70’을 추가 도입하면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수의 F-16 전투기를 운용하는 국가가 된다.
대만 공군은 현재 운용 중인 F-16A/B 전투기를 F-16V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F-16V의 핵심은 기존 F-16 전투기의 기계식 레이더를 AN/APG-83 SABR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 즉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로 교체하는 것이다.
각종 항공전자장비도 신형으로 바뀐다. F-16V는 FMS, 즉 미 대외군사판매로 진행되지만 대만 공군이 주도가 되어 계획이 본격화되었다. 이는 우리 공군이 진행 중인 KF-16 업그레이드 계획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개발비용 일부를 대만에 보전해주게 된다.
대만 공군이 사용하게 될 F-16 전투기는 블록 70 사양으로 AN/APG-83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와 최신형 임무컴퓨터가 장착되어 있다. 또 중앙하단디스플레이가 추가된 새로 설계된 디지털 조종석과 자동지상추락방지장치 등을 채용했다. 이 밖에 추력이 향상된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F110-GE-129 엔진과 붙이는 연료통인 컨포멀 연료탱크(Conformal Fuel Tank)를 장착해 무장장착능력과 전투행동반경이 대폭 늘어났다.
이번 미국의 F-16 전투기 판매는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06년부터 F-16 전투기의 전방 및 중앙동체 구조물을 제작해 록히드마틴사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대만이 구매할 F-16 전투기에도 우리가 만든 동체 구조물이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에 지사를 둔 미 방산업체 관계자들도 F-16 전투기 대만 판매와 관련해 현지를 오가며 영업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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