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과 한국형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의 만남에 현대자동차가 가세했다. 업계는 개인택시조합과 모빌리티 업체가 함께 사업을 구상하고 대기업이 협업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8월 17일 국토교통부가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한 이후 모빌리티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과 KST모빌리티는 올해 서울시의 전기택시 사업자 모집 일정에 맞춰 플랫폼 택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현대자동차에 전기차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가 공급할 전기차 규모와 협업 사항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논의 중이다.
현대자동차 측은 “일부 언론보도와 달리 현대차가 택시사업이나 차량 공유사업에 진출하는 건 아니다”며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이 택시로 쓸 전기차를 요청했고 현대차는 공급하기로 한 게 전부”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협업이 그동안 혁신·모빌리티 분야에 전방위적으로 투자해온 현대자동차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전동 킥보드 공유 업체 올룰로에 30억 원을, KST모빌리티에 50억 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환경 변화에 적극 발맞춰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측은 “소유가 아닌 공유·자율주행으로 흘러갈 ‘미래차’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서 갖고 있다”며 “‘완성차 메이커’라는 본업을 버리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가진 기술에 IT혁신 분야 업체들과의 협업, 투자를 더하지 않으면 뒤처질 거라는 위기감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가 모빌리티 업계와 관련해 뒤늦게나마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가운데, 추후 대기업들의 투자와 협업이 확대될 거라는 전망도 있다. 8월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상생안은 플랫폼 회사가 택시를 활용해 모빌리티 서비스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주로 해외 모빌리티 사업에 투자하며 기회를 엿보던 현대차가 시장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사라지자 돈을 국내로 돌리기 시작한 걸로 보인다”며 “벤처투자 업계가 그동안 규제 때문에 모빌리티 시장에 투자하는 걸 망설였다면 이젠 적극적으로 변할 것”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택시와 상생하는 조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줬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 운송 및 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여객운수법 81조’를 포기할 생각이 없는 한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와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투자와 협업이 스타트업에겐 필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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