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중 우선순위가 일자리 창출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고용안전망 확충 계획을 밝혔다. 이에 맞춰 고용노동부 등 13개 부처에서 조기재취업 수당, 직업훈련생계비 융자, 취약계층 취업 촉진 등 45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사업이 대부분 청년층·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면서 우리 사회의 허리인 40대 중년층을 위한 고용안전망이 부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0대가 ‘낀 세대’가 돼 세금 부담은 크게 안으면서 고용안전망 혜택은 받지 못하는 셈이다. 최근 경기 침체 지속으로 40대에 퇴출된 이들이 늘어나지만 재취업 교육이 부실해 재취업도 가장 힘든 세대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연간 단위 고용률 조사에서 2018년 40대 고용률이 가장 큰 폭으로 꺾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전체 고용률은 2017년 66.6%에서 2018년 66.6%로 변화가 없었으나 40대 고용률은 2017년 79.4%에서 2018년 79.0%로 0.4%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20대 고용률은 같은 기간 57.6%에서 57.9%, 30대 고용률은 75.3%에서 75.7%로 각각 0.3%p 0.4%p증가했다. 50대 고용률은 75.3%에서 75.2%로 0.1%p 감소하는데 그쳤다.
고용률이 감소하면서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받는 4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크게 높았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직급여 수급 후 재취업한 40대(2017년 수급 종료자 대상)는 12만 2744명으로 조사됐다. 20대 8만 1730명이나, 30대 11만 8411명, 50대 11만 9874명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40대는 생산성이 높은 연령층임에도 남성의 경우 재취업까지 걸린 시간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오래 걸렸다. 40대 남성의 경우 재취업까지 걸린 시간이 123일인데, 30대 남성은 117일, 50대 남성은 118일이 소요됐다.
일자리를 잃은 40대가 늘면서 30대에게 근로소득이 역전당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올 1분기 30대 가구주를 둔 가계의 월 평균 근로소득은 399만 9003원으로 조사된 반면 40대 가구주 가계의 경우 근로소득이 392만 4659원으로 나타났다. 50대 가구주 가계는 근로소득이 412만 8484원이었다.
40대는 근로소득은 30대에 뒤지는데 세금·사회보험료 같은 비소비지출은 30대보다 많다. 40대 가구주 가계의 올 1분기 월 평균 비소비지출은 130만 1918원이었다. 1년 전에 비해 10.6% 늘었다. 반면 30대 가구주 가계의 경우 월 평균 비소비지출은 107만 5942원으로 같은 기간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40대는 재취업 교육 혜택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 일자리 정책이 청년·고령층에 집중된 때문이다. 청년을 위한 일자리 사업은 청년구직활동지원금과 취업성공패키지, 대학일자리센터, 청년센터 등이 마련되어 있다.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일자리 사업의 경우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과 노인인력개발원 등이 있다. 청년층·고령층을 위한 일자리 사업은 대부분 정부와 공공기관이 담당하고 있다.
40대를 위한 일자리 사업은 중장년층취업지원뿐이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전부 민간운용기관이고 32개소에 불과하다. 대학일자리센터가 101개소, 대한노인취업지원센터가 194개소인 것에 비하면 적다. 40대를 위한 일자리 안전망이 약하다 보니 40대 재취업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갈등 등으로 경기침체 지속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청년층 구직난이 지속되면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40대가 크게 늘 수 있다”며 “40대는 50~60대에 비해 갑작스런 퇴직 준비가 미흡한 경우가 많은 만큼, 청년층·고령층뿐 아니라 40대를 위한 재취업 교육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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