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샤오미는 참 독특한 회사다. 평범한 전자제품 브랜드처럼 보이지만 중국의 수많은 하드웨어 제조업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생태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2016년 3월 ‘새로운 국산품의 길(新国货之路)’이라는 제품 발표회를 열고 미지아(MIJIA-샤오미의 집)라는 브랜드를 공개했다. 미지아는 샤오미가 만드는 생활 가전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샤오미가 만든 하드웨어 생태계를 뜻한다. 샤오미가 투자하거나 관여한 브랜드는 ‘미지아’의 회원사가 된다.
샤오미는 자사 운영체제인 ‘Mi Home’을 공유하거나 샤오미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거나 디자인에 관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지아 생태계를 넓히는 중이다. 2013년 55개 기업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투자 기업을 늘리고 있다. 현재 미지아 생태계와 관련된 회사는 2000개가 넘는다.
무선 청소기를 만드는 회사인 지미(Jimmy) 역시 미지아 생태계의 일원이다. ‘차이슨’으로 유명한 ‘다이슨’ 비슷한 중국산 청소기들과는 지향점이 조금 다르다. 디자인이 비슷한 것에 집중하는 중국 제품에 비해 지미 무선청소기는 115AW의 강력한 성능을 보였다. 디자인이나 설계에서도 오리지널리티 요소가 강하다.
핸디형 청소기 뷰티테크 CX-1 역시 이런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크기는 일반 헤어드라이어보다 조금 큰 정도다. 무게도 585g으로 가벼워서 손쉽게 청소를 할 수 있다. 작은 방을 청소하거나 자동차 청소용으로 쓰기 좋다. 소파 근처나 화장대에 뒀다가 먼지나 머리카락이 보이면 바로 청소하고 꽂아 두는 용도다. 사무실이라면 책상이나 의자 근처를 청소하는 용도로 써도 된다.
버튼도 간단하다. 하나의 버튼이 있는데 한 번 누르면 청소가 시작되고 한 번 더 누르면 터보 모드다. 또 한 번 누르면 전원이 꺼진다. 충전 중에는 청소할 수 없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던가. 뷰티테크 CX-1의 모터 성능은 꽤 뛰어나다. 스펙상 8만RPM에 1만2000Pa(파스칼)의 흡입력을 지녔다. 이 정도면 크기에 비해 굉장히 높은 흡입력이다. 브러시리스 인버터 모터를 사용해 수명이 길고 브러시가 갈리며 발생하는 탄소 미세먼지도 생기지 않는다.
보통 차량용 청소기들은 스펙이 낮은 제품이 많은데 뷰티테크 CX1은 이 크기 제품 중에서는 최상급의 흡입력을 가졌다. 먼지는 물론 머리카락을 빼놓지 않고 흡입한다. 다만 청소 범위가 좁고 롤링형 브러시가 아니라 거실 청소를 하는 것은 힘들다.
워셔블 헤파필터도 적용됐다. 0.3마이크론의 초미세먼지를 걸러내고 씻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고급형 무선청소기를 그대로 축소한 스펙이다. 공기 배출구도 사용자 얼굴 쪽으로 오지 않도록 잘 배치했다.
배터리도 꽤 오래간다. 2500밀리암페어(mAh) 배터리로 평균 25~30분간 사용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소형 청소기는 10~15분 내의 사용 시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크기나 무게에 비해 상당히 높은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됐고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관리해서 긴 사용 시간을 보이는 장점이 있다. 터보 모드에서는 9분 25초의 사용 시간을 기록했다. 배터리가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흡입력이 약해지지 않고 강한 흡입력을 유지하는 것도 요즘 핸디 청소기의 트렌드와 일치한다.
충전은 거치대뿐만 아니라 직접 충전도 가능하다. 소음의 경우 일반 모드에서는 상당히 잘 억제됐다. 단, 터보 모드에서는 소음이 꽤 커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단점도 있다. 중국 제품이지만 좋은 모터를 썼고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이 만만치 않다. 샤오미 생태계 회사라면 가성비가 생각나겠지만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도 그렇게 저렴하지 않다. 크기가 작다 보니 먼지 통 용량이 작은 편이다. 청소하고 그때그때 비워주는 것이 좋다.
중국산 제품은 품질이 낮고 마감이 나쁘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샤오미 제품들은 이런 편견을 깨며 뛰어난 가성비와 미니멀한 디자인, 좋은 상품성으로 중국산 제품의 편견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샤오미는 중국 회사 2000개에 이런 DNA를 심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제품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디자인이나 마케팅이 부족해 타국 제품보다 경쟁력이 약하다. 한국에서도 이런 샤오미 같은 생태계를 통해 한국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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