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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밀덕] 일제가 저지른 최악의 전쟁범죄 '731부대' 만행의 현장

중국 하얼빈 '731부대 죄증진열관' 방문기…주요 간부 전후에도 승승장구, 일본 정부 침묵

2019.08.14(Wed) 17:59:38

[비즈한국] 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및 광복절 74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1939년 9월 1일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은 이전의 제1차 세계대전과 달리 사망자 수가 2배에 달하는 7300만 명이었고, 여기에 더해 인류 최악의 전쟁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특히 일본은 중일전쟁 시 난징대학살을 일으켰고 ‘731부대’를 만들어 온갖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731부대 죄증진열관에는 당시 731부대가 벌였던 몇몇 생체실험들이 고스란히 재연되어있다. 사진=김대영 제공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尔滨)시에는 731부대의 흔적이 남아있다. 하얼빈 중심가에서 차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731부대 유적의 공식 명칭은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罪証陳列館)’이며 2015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2016년 여름에 찾은 731부대 죄증진열관은 30℃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입구에서부터 무겁고 써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731부대의 공식명칭은 관동군방역급수부다. 1936년 설립된 부대의 최초 목적은 군 의무 연구와 전장에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731부대의 초대 지휘관이었던 이시이 시로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정수기와 흡사한 여과장치를 만들어 이를 일본군에 보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1940년부터 진짜 본색을 드러낸다. 각종 생물무기의 개발과 함께 비인간적인 인체실험을 자행한 것이다.

 

731부대의 초대 지휘관이었던 이시이 시로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정수기와 흡사한 여과장치를 만들어 이를 일본군에 보급하기도 했다. 사진=김대영 제공


731부대 죄증진열관에는 당시 731부대가 벌였던 몇몇 생체실험들이 고스란히 재연되어있다. 마루타(丸太), 즉 통나무로 불린 생체실험대상자들은 동상실험과 독가스실험에 사용되었으며, 심지어 사람을 통째로 원심분리기에 널고 돌리는 실험도 실시했다. 인간이 인간에게 해서는 안 될 온갖 실험들을 자행한 것이다. 

 

마루타는 중국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여기에는 우리 독립운동가들과 러시아인 그리고 연합군 포로들도 있었다. 실험을 통해 죽은 마루타들은 해부되었고 철저히 기록되어졌다. 731부대는 하얼빈에 본부를 두고 중국을 비롯한 일본의 식민지 혹은 점령지에서 활동을 했다. 중일전쟁 당시 중국 신징(新京), 창더(常德), 저간(浙贛) 등지에서 급성 감염병의 일종인 페스트균을 살포해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으며, 지금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중국인들이 있다고 한다.

 

1945년 8월 9일 옛 소련의 대일 참전과 함께 마루타들은 제거되었고 부대 건물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사진=김대영 제공


1945년 8월 9일 옛 소련의 대일 참전과 함께 악명 높았던 731부대도 종말을 고한다. 소련군에게 731부대의 정체가 드러나기 전에 마루타들은 제거되었고 부대 건물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또한 핵심 간부 대부분은 일본으로 도망가는데 성공한다. 

 

그들의 손에는 731부대의 생체실험 기록들이 들려져 있었다. 생체실험 기록들은 일본 패망 이후 미국의 손에 넘어갔고, 이후 미군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어 ‘리포트Q’로 만들어진다. 리포트Q 덕분에 731부대의 주요 간부들은 전범재판에서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고, 자유를 얻은 이들 가운데 제2대 부대장을 지낸 기타노 마사지, 나이토 료이치는 일본혈액은행을 세웠다. 

 

마침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피가 부족한 미군에게 인공혈액을 팔아 막대한 부를 얻었고 1964년에는 미도리 쥬지, 즉 일본 녹십자로 사명을 변경한다. 독일과 달리 처벌받지 않은 이시이와 731부대 간부들은 이후 일본 의학계를 장악해 나갔고, 일본 정부도 731부대가 일으킨 각종 만행에 대해서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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