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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앱 '여기어때' 영국 사모펀드와 매각 협상 중

투자·지분인수 2000억 안팎 예상, 오너리스크에 시스템 재정비 필요 "엑시트 최적기"

2019.08.09(Fri) 14:20:01

[비즈한국] 종합숙박앱 여기어때가 영국 사모펀드 CVC캐피탈에 매각된다는 소식이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은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에 1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비롯, 기존 투자사들의 지분과 최대주주인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의 지분을 전량 사들일 계획이다.

 

종합숙박앱 여기어때가 영국 사모펀드 CVC캐피탈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사진=여기어때 제공


# 여기어때 “​논의 진행 중, 아직 결정된 것 없다”​

 

현재까지 여기어때가 투자받은 금액은 시리즈 B까지 총 330억 원. 기존 투자사는 사모투자회사인 JKL파트너스를 비롯해 벤처캐피털인 한국투자파트너스, 보광창업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대경인베스트먼트, 미래투자파트너스 등 총 6개 사다. 

 

CVC캐피탈이 투자사들의 지분과 최대주주인 심 전 대표의 지분까지 모두 사들인다면 사실상 여기어때의 경영권은 영국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탈에 넘어가게 된다. 글로벌 자본이 단순 투자가 아닌 경영권 지분까지 확보해 국내 숙박 플랫폼을 인수하는 것은 처음이다. 

 

여기어때는 “현재 투자와 지분 인수 논의가 진행 중이며 정확한 일정이나 금액이 결정되지 않아 아직 뭐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투자사들이 지금이 엑시트(투자금 회수) 할 좋은 기회인지 아니면 좀 더 보유하면서 지켜봐야 할 시점인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투자사 관계자 역시 “도장 찍기 전엔 모른다. 기존 투자사들과 CVC의 협상 가격이 맞지 않으면 매각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기존 투자사들은 “아직은 어느 정도의 지분을 얼마에 넘길지 결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현재 협상 가격이 결정되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CVC의 여기어때 투자 계획이 한 차례 무산됐다가 다시 재개된 만큼 더 민감하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CVC​가 신규 투자 1000억 원과 함께 구주를 1000억 원 규모에 사들여 총 투자 금액이 2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어때를 인수하려는 CVC캐피탈은 운용자산이 약 700억 달러(83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다. 여행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CVC캐피탈은 2017년에 스웨덴 여행스타트업인 이트레블리(Etraveli)를 약 65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국내 굵직한 온라인 플랫폼들의 최대주주가 외국계 자본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승산 있는 국내 스타트업에 알게 모르게 외국 자본이 광범위하게 들어왔다”고 전했다.​​

 

여기어때가 투자받은 금액은 시리즈 B까지 총 330억 원. ​영국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탈이 투자사들의 지분과 최대주주인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의 지분까지 모두 사들이면 사실상 여기어때의 경영권은 CVC캐피탈에 넘어간다. 사진=밴처캐피탈 제공


# 오너리스크에 만년 2인자, 지금이 엑시트 하기엔 최적

 

동종업계 관계자는 “사실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가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를 받기 전에도 이미 매각준비가 한창 진행되던 정황이 보였다. 그러다 심 전 대표의 ‘오너리스크’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면서 매각이 늦춰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계 사모펀드가 여기어때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경쟁사 야놀자가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여러 관련 업체를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심명섭 전 대표는 불법 음란물 유통 웹하드를 소유(음란물 유통 방조)​​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후 대표직을 사임했다. 그와 함께 여기어때의 앞날도 어두워졌다. 심 전 대표는 최근 무혐의로 결론 났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여기어때 지분 45%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심명섭 전 대표의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인해 2018년 하반기에 전략총괄직으로 영입된 황재웅 이사가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로 선임됐다. 이때 본격적인 매각 진행이 시작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심 대표가 물러나기 전 황 대표의 영입 자체가 매각을 위한 준비였다는 것. 황재웅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기업전략 컨설팅과 인수합병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얼마 전까지 여기어때에 근무했던 전 직원 K 씨는 “심 전 대표에게나 투자사들에게나 좋은 엑시트다. 사실 내부적으로 시스템이 낙후되어 있다. 절대권력이었던 심명섭 대표가 빠지면서 개발이나 영업면에서 회사 곳곳이 엉망이 됐다”며 “인수하는 쪽에서는 시스템과 인력 등 많은 부분을 재편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어때 최대주주인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사진=위드이노베이션 제공

 

그는 “현재 여기어때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제휴된 숙박업체 수와 여기어때 브랜드 이미지 정도로, 지금이 엑시트 하기엔 최적기”라고 말했다. 여기어때의 2018년 매출은 686억 원, 2016년 매출 246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과도한 광고비 때문에 적자가 지속되지만 이를 일종의 투자로 본다.

 

야놀자의 광폭행보도 ​여기어때의 투자 유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여기어때는 같은 콘셉트의 모텔 숙박예약서비스 플랫폼이던 야놀자의 후발주자다. 두 업체 모두 초창기 소셜커머스사들처럼 공격적인 마케팅과 광고로 단숨에 인지도를 높이며 한동안 경쟁구도를 이어왔다.

 

선두 업체인 야놀자는 올 상반기에 글로벌 OTA인 부킹홀딩스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시리즈 D 투자로 약 2128억 원을 신규 유치하는 등 현재까지 총 359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로부터 약 6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2022년까지 상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밴처캐피털(VC) 관계자는 “보통 투자 후반부로 갈수록 투자 금액은 커지지만 투자금 회수의 배수는 준다. 즉 시리즈 A 투자자는 10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들어가고, 시리즈 B 투자자는 3~5배 정도 수익을 기대한다.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투자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아지고 회수하는 투자금 자체는 커진다”고 말하며 “​현재 여기어때 매각은 누가 보나 적당히 받고 잘 빠지는 좋은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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