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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있어도 면허 갱신? 구멍 뚫린 고령운전자 대책

인지능력테스트도 병원기록 없는 경미한 치매는 못 잡아…국토부·경찰청 "12월까지 대책 마련"

2019.08.07(Wed) 14:19:42

[비즈한국] 지난 6일 전주시 한 아파트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주차장에 설치된 간이 수영장으로 돌진해 5명이 부상을 입었다. 5일에는 대구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량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 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며 해를 거듭할수록 사고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정부는 고령 운전자 특별 관리를 강화할 거라 밝혔지만 여전히 그 수준은 미흡해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다. 

 

65세 이상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 수는 2009년 약 118만 명에서 2018년 약 299만 명으로 2.5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전체 연령에 비해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 수는 2배 빠르게 증가 중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 65세 이상 고령 택시 운전자, 3년마다 의료적성검사 받는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 택시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적성검사를 시행 예정이다. 기존에 진행하던 자격유지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검사다. 65세 이상의 고령 택시 운전자의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3년(70세 이상은 1년)마다 운전 능력을 확인하는 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 택시 기사가 자격유지검사 방식에 반발함에 따라 국토부에서는 기존 검사를 의료적성검사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국토부 도시교통과 관계자는 “기존의 자격유지검사는 오락 기계처럼 생긴 검사기에 들어가 좌회전, 우회전, 미로 찾기 등의 지시를 따르는 방식이었다. 1시간 동안 진행해야 하는데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갑갑해서 못하겠다는 항의가 있었다”면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겠다는 의견이 많아 의료적성검사를 도입했다. 자격유지검사가 기능검사 위주라면 의료적성검사는 혈압, 당뇨, 치매, 운동신체기능검사 등이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검사에서 탈락해도 재응시에는 횟수 제한이 없다. 다만 탈락과 동시에 면허는 정지돼 다시 합격할 때까지 영업이 정지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통 4회 이상 떨어지면 택시 영업을 포기한다. 법인 택시 기사의 경우 탈락하면 바로 차량을 반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적성검사는 오는 9월 말부터 시행될 걸로 예상됐으나 확인 결과 도입 일정은 좀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규제 심사를 통과하면 곧바로 시행될 것이며 정확한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르면 8월 말부터도 가능할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 택시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적성검사를 시행 예정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 고령운전자 면허 관리 강화? 경미한 치매 등은 잡아내지 못해 

 

고령 택시 운전자가 3년마다 운전 능력을 확인하듯, 일반 고령운전자 역시 3년마다 면허 갱신을 해야 한다. 단, 택시 운전자는 65세 이상을 고령운전자로 분류하는 반면 일반 운전자는 75세부터 고령운전자로 구분한다. 사업용 차량의 경우 승객 안전 등의 문제를 고려해 일반 운전자에 비해 관리 감독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운전자의 사고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령운전자에 대한 관리 역시 사업용 운전자만큼이나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분석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자동차사고는 2013년 6만 7000건에서 2017년 11만 6000건으로 73.5% 증가했다. 서울시 노인 교통사고 현황 통계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65세 이상 노인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0년 2337건에서 2018년 5869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10년부터 매년 사고 발생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고령운전자 역시 늘고 있다.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사고율도 더불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 수는 2009년 약 118만 명에서 2018년 약 299만 명으로 2.5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전체 연령에 비해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 수는 2배 빠르게 증가 중이다.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사고율도 더불어 높아지는 추세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국토부는 올 초부터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5세 이상 운전자는 면허 갱신 기간에 교통안전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갱신 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 

 

국토부 교통안전복지과 관계자는 “적성검사만 진행하던 걸 올해부터 2시간의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교통안전교육에는 1시간의 인지능력 자가진단 테스트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허술한 부분이 많다. 인지능력 자가진단 테스트가 고령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확인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검사 수준이 단순하고, 치매 등 안전 운전에 영향을 주는 질병 확인이 어렵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운전자가 치매 치료 등을 받은 의료 기록이 있다면 해당 자료가 공단으로 넘어와 이들은 수시적성검사대상으로 따로 분류한다. 수시적성검사대상은 정신과 의사 등의 판정위원이 참석해 운전능력을 판별한다”면서 “하지만 병원 기록이 없는 경미한 치매 정도는 테스트를 통해 찾아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인지능력 자가진단 테스트를 올 초부터 추가했지만 그렇다고 시험 자체가 까다로워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고령 운전자 스스로 인지능력 저하를 깨닫게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의 고령운전자 관리는 해외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라면서 “인지능력 자가진단 테스트를 포함한 교통안전교육이 전혀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단에서 진행하는 인지능력 자가진단 테스트 등은 의료전문가가 시행하는 검사가 아니라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고령 택시 운전자에게 도입 예정인 의료적성검사 등을 일반 운전자에게도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령운전자의 사고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중장기 대책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임재경 선임연구위원은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권장하고 있는데, 반납 후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며 “대체 이동 수단을 지원하거나 고령자의 이동이 쉽도록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고령운전자 관리를 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부처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자 고령운전자 안전대책 협의회를 구성했다. 현재 고령운전자 평가 절차와 관련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며 12월 중에는 면허 관리 부분을 강화하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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