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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세븐일레븐은 한국 기업"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

롯데 기획통 출신 미래형 편의점으로 차별화…수익성·점유율 하락 '숙제'

2019.08.06(Tue) 19:50:29

[비즈한국]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브랜드이며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 당사는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선량한 경영주님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영주님의 정당한 영업권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세븐일레븐 브랜드의 국적, 정체성 등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전국 9700여 점포를 거느린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이 지난 1일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란 제목의 안내문을 배포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일본 기업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가맹점주의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브랜드 탄생지가 미국이지만, 1990년대 일본 기업 이토요카도가 미국 세븐일레븐의 지분 70%를 인수했다는 점 때문에 ‘일본계 기업’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코리아세븐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79.66%)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8.76%)과 친족 등 동일인 측을 모두 합하면 96.8% 주식을 범롯데가가 보유하고 있다.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세븐일레븐 홈페이지

 

201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정승인 부사장(61)은 30년 넘게 롯데에서 일해온 ‘기획통’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동아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7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했다. 이후 그룹 경영관리와 기획 업무를 주로 맡았다. 1993년 롯데백화점(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영업전략팀장·판촉팀장·인천점장·대구점장·기획부문장을 역임한 정 대표는 2012년부터 취임 직전까지는 롯데쇼핑 마케팅부문 부문장(전무)을 지냈다.

 

정승인 대표는 미래형 편의점 모델을 구축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는다. 점포 내 시식 및 휴게 공간을 확대한 ‘카페형 편의점’과 IT기술 접목한 ‘스마트 편의점(시그니처)’, 1~2인 가구를 겨냥한 ‘다목적 음식 편의점(푸드드림)’ 도입이 대표적이다.&

 

세븐일레븐의 카페형 편의점은 점포 연면적이 136.5㎡(41평)로 일반 점포(66.1~72.7㎡)보다 2배가량 넓다. 점포 안에는 좌석 20여 개와 북카페, 아이존, 스터디룸, 화장실, 안마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는 셀프계산대, 인공지능(AI) 로봇 등이 서비스를 돕는다. 지난 7월 문을 연 차세대 편의점 플랫폼 ‘푸드드림’에서 즉석식품, 음료, 신선가정간편식(HMR), 스페셜와인, 생필품 등 5대 핵심 상품군을 1~2인 가구에 맞춰 차별화해 제공한다.

 

백화점 재직 당시 세종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문학 석사를 받은 정 대표는 ‘감성 경영’으로도 잘 알려졌다. 2014년 대표이사 취임식은 미니 공연과 토크콘서트로 취임 연설을 대신했다. 같은 해 창립기념식에서는 총 4절로 된 세븐일레븐 사가(社歌)를 직접 작성해 발표하는가 하면 편의점의 구태를 벗기 위해 이탈리아 소프라노 ‘이반나 스페란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서울 을지로 시그니쳐타워에 입점한 세븐일레븐 스마트 편의점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상생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정승인 대표는 취임 3개월 뒤 열린 회사 코리아세븐 25주년 창립기념식에서 “향후 단순한 출점 수보다 가맹점주 수익을 우선시하고 사업파트너를 보호·배려하겠다. 2인3각 경기와 같이 가맹점주, 협력사, 본부가 호흡을 맞춰 한 방향으로 함께 뛰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 바로 편의점이다”고 밝혔다.

 

2018년에는 경영주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고 ‘7대 행복충전 상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은 △1000억 규모 상생 펀드 운영 △푸드 폐기지원 최대 50% △상온·냉장 상품 폐기지원 25% 확대 △부진 점포 회생 프로그램 △우수 경영주 자녀 채용 우대 및 장학금 지급 △우수 아르바이트 채용 우대 및 창업 지원 △청결 우수점포 포상 및 가맹점 동반성장 정책 지속 등을 골자로 한다.

 

올 1월에는 가맹점주 배분율을 기존 40%에서 45%로 5%포인트 올리고, 계약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조정하는 새로운 가맹 형태를 내놓기도 했다.

 

정승인 대표 취임 후 세븐일레븐은 양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 지표는 오히려 악화됐다. 2010년 바이더웨이 인수를 동력으로 2014년 2조 6156억 원이었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8년 3조 9309억 원으로 33%가량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353억 원에서 429억 원으로 22% 느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2014년 1.31%, 2015년 1.30%, 2016년 1.27%, 2017년 1.11% 2018년 1.09%로 꾸준히 감소했다. 2018년 경쟁사인 BGF리테일(CU)는 3.3%, GS리테일(GS25)는 2.9%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시장점유율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편의점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말 27.8%에서 2018년 말 24.4%로 꾸준히 하락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 업계 1위 BGF리테일은 32.3%에서 34.2%로 상승했고, 업계 2위 GS리테일은 31.9%에서 31.5%로 소폭 하락했다. 업계 1, 2위와의 격차가 2014년보다 커진 셈이다.

 

낮은 수익성과 ‘일본 기업’이라는 낙인은 세븐코리아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코리아세븐 측은 “(대표 취임 이후) 미래 편의점의 모습을 그리는 시도를 많이 했다. 업계에서는 없었던 사업 아이템”이라며 “제조업이나 직영에서 운영하는 것보다는 유통가맹업의 이익구조가 낮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으로 투입된 비용이 많다. 그럼에도 대표 취임 후 지금까지 꾸준히 1%대의 이익을 내오고 있다”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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