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K리그 선발팀(팀 K리그)과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하며 벌어진 이른바 ‘호날두 노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주최사 더페스타가 에스코트 키즈들에게 거액을 요구했다는 의혹이다.
송종국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는 지난 27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주최 측인) 더페스타가 어린이들의 에스코트 키즈 역할에 가격을 책정해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스코트 키즈 모집 대행을 맡은 SN컴퍼니 측은 송종국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에스코트 키즈로 선정된 유소년 축구교실 대표 A 씨는 지난 30일 ‘비즈한국’과의 전화 인터뷰에 조심스럽게 응했다. A 대표가 밝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SN컴퍼니는 에스코트 키즈를 모집하려고 여러 클럽을 수소문했다. 인원 확보가 쉽지 않았다. 결국 SN 컴퍼니는 A 대표가 운영하는 축구교실에 에스코트 키즈 자리를 요청했다. A 대표는 SN컴퍼니 대표와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에스코트 키즈 선정 조건은 스카이박스 티켓 구매였다. 스카이박스는 경기장 내 별도로 마련된 VIP 전용 관전 공간이다. A 대표는 스카이박스 가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에스코트 키즈 16명, 학부모, 축구교실 담당 코치들까지 고려한다면 최소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스카이박스는 12인실, 16인실, 24인실, 29인실 등이 존재한다. 이번 경기에서 29인실 가격은 17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에스코트 키즈 일행에게 어떤 스카이박스가 배정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모든 비용은 학부모들이 인원수(N분의 1)로 나눠 낸 것으로 전해진다.
에스코트 키즈 의뢰를 받은 A 대표는 축구교실 학부모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접수를 받았다. 학년별로 균등하게 인원을 나눠 참가 신청을 받았다. 자체적으로 진행한 접수는 2시간 30분 만에 마감됐다. 대기 명단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 A 대표 “키 순서로 아이들을 배치, 2000만 원 요구는 있을 수 없는 일”
A 대표는 에스코트 키즈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 전면 부인했다.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 오른 건 더페스타가 호날두 에스코트 키즈 역할에 2000만 원을 책정했다는 의혹이었다.
A 대표는 이에 대해 “에스코트 키즈들의 ‘선수 선택권’은 내게 있었다. 접수 순서에 따라 아이들에게 ‘선수 우선 선택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주최 측에서 경기 당일 키 순서로 아이들을 배치해 달라고 하더라.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키 순서대로 선수들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주최사가 호날두 에스코트 키즈에게 2000만 원을 내라고 요구했다는 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 (2000만 원이라는 금액은) 한 후원사가 낸 A보드 광고 값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광고 계약 옵션으로 ‘호날두와 손을 잡게 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을 것”이라며 해당 금액에 관한 다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K리그 구단 관계자는 “우리 구단의 경우, 통상 에스코트 키즈에게 따로 관중석을 제공하거나 추가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선수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한다”며 “주최사는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이다.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에스코트 키즈 자녀 둔 학부모 “아이들만 행복하다면, 더 큰 비용 지불 용의”
“더페스타가 아이들에게 티켓을 강매했다”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A 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표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혜택이라는 입장. A 대표는 “친선경기 표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 SN컴퍼니 대표에게 연락을 받은 것”이라며 “3만 원짜리 표를 15만 원에 파는 암표 상인들에게 표를 구하느니, 돈을 조금 더 내고 스카이박스에서 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이 TV로만 보던 유벤투스, K리그 선수들과 자유롭게 스킨십할 수 있었다. 선수들을 촬영하는 것도 허용됐다. 스카이박스에선 국내 전·현직 축구 선수들과 연예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추억을 쌓았고 어른들은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오히려 SN컴퍼니에 ‘고맙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에스코트 키즈로 선정된 자녀를 둔 한 학부모도 ‘비즈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에스코트 키즈로 선정된 아이들은 평생 없을지도 모르는 경험을 했다. 아이들은 유명 선수들의 손을 잡았다는 것만으로 학교에서 스타가 됐다. 아이들만 행복하다면, 비용은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한 사람당 200만~300만 원을 내야 했어도 에스코트 키즈로 참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A 대표는 해당 의혹이 수면 위로 오르자, 원인을 제공한 송종국과 직접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송)종국이와 청소년 대표 시절 한솥밥을 먹을 정도로 친분이 있다. 일이 커진 후, 종국이에게 ‘사과’ 전화가 왔다. ‘너 때문에 일이 커졌다’고 장난스럽게 대응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비즈한국’은 송종국 씨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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