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방부는 2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결정 여부에 대해, 우리 선박의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매체의 파병보도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현재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대해적 작전을 벌이고 있는 청해부대의 임무영역을 호르무즈해협까지 넓히고, 추가로 전투함을 증편하는 방안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호르무즈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으로 너비 약 50km에 최대수심은 190m로 알려져 있다. 교통 및 전략상의 요충지면서 세계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 등에서 생산되는 석유가 유조선에 실려 이 해협을 통해 전 세계로 향한다. 중동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호르무즈해협이 불안정해지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석유의 70%가량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지난 1980년대 일어난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 호르무즈해협과 인접한 페르시아만에서 상대방 국가로 향하는 각종 민간 선박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던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 선박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삼보해운 소속 삼보배너호가 포격을 맞아 다수의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고, 해우선박 소속의 유조선 로열콜럼보호는 정체불명의 군용기로부터 공격을 받아 선체후미가 파손되고 선원 2명이 부상했다.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해협 파병요청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지금보다 깊어질 경우,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민간 선박에 대해 과거와 같이 무차별적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이란에 의해 유조선이 공격을 받고 나포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시간의 문제이지 사실상 파병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그런데 호르무즈해협에 파병을 하고 싶어도 해군의 대형 전투함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해군의 경우 타 군과 달리 ‘3직제’로 돌아간다. 즉 1척이 작전 중이면 나머지 1척은 대기하고 남은 1척은 정비에 들어간다. 이런 이유로 실제 가용할 수 있는 전투함의 숫자는 생각보다 적다. 또한 호르무즈해협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6700km 넘게 떨어져 있어 장거리 순항이 가능한 구축함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해군의 구축함은 DDH-1/DDH-2/DDG로 분류된다. 광개토대왕함을 포함한 3척의 DDH-1은 지역함대인 1, 2, 3함대의 기함으로 운용되고 있다. DDG는 세종대왕함을 포함한 이지스 구축함으로 3척이 있으며, 모든 함정들이 혹시 있을지 모를 북한의 미사일 발사 탐지 및 추적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파병에 사용될 구축함은 충무공 이순신함을 필두로 하는 6척의 DDH-2뿐인데 이마저도 청해부대와 해군순항훈련을 나가면 가용함정은 3척에 불과하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북한 목선 사건이 일어나면서 DDH-2가 초계활동에도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의 경우 아덴만과 달리 각종 대함미사일과 공중과 해상 그리고 수중 위협이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만큼 이러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DDH-2 구축함의 추가 파병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처럼 가용함정이 적은 상황에서 결국 청해부대에 소속된 1척의 DDH-2가 결국 아덴만과 호르무즈해협을 동시에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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