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3분기 '재정절벽' 가능성, 추경은요?

2분기 민간 성장률 마이너스, 정부 지출로 겨우 1.1% 성장…추경 통과돼도 집행율 높여야

2019.07.26(Fri) 14:06:10

[비즈한국]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국회는 추경안을 논의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하며 경기 대응에 발빠르게 나섰지만 정부는 추경안 국회 통과를 얻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2분기 성장률은 정부의 재정 집행으로 버텼지만 더 늦어질 경우 한국 경제가 추락할 우려가 제기된다. 추경안이 통과되더라도 해마다 급락하는 추경안의 집행률을 높이지 않으면 추경안의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고개를 들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경제 성과보고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4월 25일 6조 7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4조 5000억 원은 경기대응과 산업육성, 고용창출 등 경제 분야 전반에 대한 지원대책을 종합한 것이고, 2조 2000억 원은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 안전 확보를 목적으로 편성됐다. 

 

올 1~3월 미세먼지 경보 발령 건수가 13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점, 소비·생산·투자가 모두 악화되고 고용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점 등으로 볼 때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시장이 악화된 데다, 일본의 대한 반도체 생산재 수출 제한조치 여파로 경기는 더 가라앉기 직전이다.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추면서 경제를 둘러싼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추경안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추경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 경제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분기에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던 한국 경제는 2분기에 1.1% 성장률을 보이며 반등했다. 

 

기저효과도 있었지만 정부 지출이 버팀목이 됐다. 경제 주체별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민간의 기여도는 -0.2%포인트(p)로 성장률을 깎아 먹은 반면 정부의 기여도는 1.3%p로 나타났다. 사실상 정부 지출이 2분기 성장률을 이끌어낸 셈이다. 올 상반기 정부 재정 집행률이 65.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 돈을 쏟아부은 효과다. 추경안이 제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나라의 곳간이 비면서 경제 하락을 막아낼 수 없다는 의미다. 

 

이른바 재정절벽 사태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상저하저(上低下低·상반기 저성장 하반기 저성장)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구윤철 2차관, 안일환 예산실장, 안도걸 예산총괄심의관, 김명중 예산총괄과장 등 예산라인이 총출동해 추경안 국회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경기 악화 등을 고려해 야당이 추경안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연계한 전략을 버리고 추경안 통과에 합의하더라도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 추경안의 실제 집행률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는 점이다. 경기 악화를 이겨내기 위해 돈을 마련해줬는데 다 쓰지 못하는 사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의 추경안 집행률은 2016년 99.6%, 2017년 99.1%, 2018년 98.3%로 미세하게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추경안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 부처가 각종 사업에 본예산부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추경안부터 쓰는 꼼수를 부리면서 나타난 착시효과다. 

 

예를 들어 본예산 50억 원과 추경안 50억 원 등 총 100억 원을 받아서 70억 원을 사용한 부처가 추경안 50억 원부터 소진한 것처럼 보고하면 추경안 집행률은 100%가 된다. 원칙적으로는 본예산부터 사용한 뒤 추경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경우 추경안 실제 사용액은 20억 원에 그치고, 추경안 실제 집행률은 40%에 불과한 셈이 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이 원칙을 적용해 분석한 추경안 실제 집행률은 2016년 96.0%에서 2017년 91.3%, 2018년 79.0%까지 떨어졌다.

 

경제계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며 “현재 정부 지출이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상황인만큼 정치권은 추경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시급히 통과시켜주는 것이 필요하고, 정부는 추경안 실제 집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미리 지출 계획을 치밀하게 짜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멋진신세계] '최고는 일제밖에 없다고?' 대체 가능한 전자제품 리스트
· 30대재벌, 그'집'이 알고싶다 ③ CJ·두산·부영·LS·대림·미래에셋·현백·효성·한투·영풍
· [베를린·나] 간단한 충치 치료 85만 원, 독일 의료시스템 '공포체험'
· '느림의 미학' 블루보틀 3호점이 테헤란로로 간 까닭
· 아픈 반려동물 위한 식단 '수의사 레시피' 맹신 금물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