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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카카오뱅크 5% 특판예금 1초 만에 완판, 그게 가능해?

빅데이터 예측, 신청하자마자 선착순 결정 후 문자…부실한 정보 안내로 불신 키워

2019.07.22(Mon) 23:18:31

[비즈한국] 22일 판매한 100억 원 규모의 카카오뱅크 5% 정기예금이 1초 만에 마감됐다. 아무리 신청자가 많았다고 해도 시작하자마자 받은 마감 종료 안내에 카카오뱅크 사용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판매된 특별 정기예금은 카카오뱅크가 계좌 개설 고객 1000만 명 돌파를 기념하며 진행한 ‘카카오뱅크 천만 위크’ 이벤트의 일환이다. 해당 정기예금의 이자는 카카오뱅크 1년 만기 예금의 2.5배인 연 5%(세전)다. 인당 가입 금액은 100만~1000만 원이며, 총 한도 금액은 100억 원이다.

실제로 아무리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라고 해도 1초 만에 마감되는 경우는 없다. 좌석 지정에서 결제까지 이르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취소분도 생긴다. 하물며 정기예금과 같은 금융 업무는 예금액 설정, 약관 동의, 본인 확인 등 절차가 간단하지 않다. 때문에 물리적으로 1초 만에 마감되기 어렵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카카오뱅크가 계좌 개설 고객 1000만 명 돌파를 기념하며 진행한 ‘카카오뱅크 천만 위크’ 이벤트가 1초 만에 마감되면서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박정훈 기자


특별 정기예금은 사전등록을 한 사람들에 한해서만 신청이 가능했다. 1초 만에 마감된 이유는 11시 정각에 노란색 신청 버튼을 누른 사람들을 선착순으로 끊었기 때문이다. 이때 신청에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 알림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후 예금액을 비롯한 가입에 필요한 정보는 오후 11시까지 천천히 입력하도록 했다. 버튼 한 번을 누르는 방식이라면 수천 명이 신청했더라도 충분히 1초 만에 마감될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 특별 정기예금에 성공했다고 밝힌 김효정 씨(26)​​는 “네이버 시계를 보고 11시 정각에 신청 버튼을 눌렀고 알림 메시지를 받았다”며 “처음에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도 신청에 성공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5% 특별판매 정기예금 신청에 성공했을 때 받은 문자 메시지. 사진=김효정 씨 제공


당초 카카오뱅크는 특별 정기예금 규모를 100억 원 한도로 진행하며, 개인당 1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가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확한 가입 정보를 받기 전까지는 100억 원에 도달했는지 파악이 어렵다. 때문에 카카오는 특이한 방법을 썼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100억 원에 가까운 가입자 수를 미리 예측하고, 그 숫자만큼만 신청을 받은 것. 예를 들어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한 사람이 평균 500만 원의 예금액을 신청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을 경우, 최대 신청자 수는 2000명으로 정해지게 된다. 산술적으로도 1000만 원으로 가정할 때 최소 1000명, 100만 원일 경우 최대 1만 명까지 받을 수 있다.

만약 예측이 틀릴 경우 예금액이 100억 원을 넘을 수도 있다. 카카오 측은 초과되는 금액에도 신청을 모두 인정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빅데이터로 추산한 선착순 인원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카카오뱅크가 이러한 상세한 과정 설명 없이 이벤트를 실시했다가 소비자 불신을 키운 꼴이 됐다. 현재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카카오뱅크가 허위과장 광고 및 불법 내부정보를 활용한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에 약 1700명이 참여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선착순으로 신청에 성공한 고객들에게 ‘정기예금 개설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안내 문자를 우선적으로 보냈다. 고객들이 개인 정보를 입력하다가 한도가 초과돼 가입하지 못하는 일을 막으려는 취지였다”며 “(빅데이터가 분석한) 선착순 인원이나 예금액 규모는 따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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