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기아자동차 ‘셀토스(Seltos)’를 시승했다. 몇 달 전부터 모터쇼 등을 통해 사전에 외관이 공개됐고, 출시 직전 기아차 대리점에 진열된 셀토스는 랜드로버 이보크를 닮은 외관과 소형 SUV답지 않은 넓은 실내공간으로 주목받았다.
셀토스 출시 일주일 전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신차 베뉴가 출시돼 셀토스도 베뉴와 동급으로 예상됐다. 기존의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을 대체할 새로운 카테고리의 소형 SUV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대차 베뉴는 기아차 스토닉의 맞수가 되었고, 기아차 셀토스는 현대차 코나의 맞수가 되었다.
외관은 최근의 기아차 디자인의 흐름답게 세련됐다. 기아차의 아이덴티티인 ‘타이거 노즈’는 이전까지 헤드램프와 분리돼 있었는데, 셀토스에선 라디에이터 그릴이 헤드램프와 연결되고 연결된 전체를 크롬 몰딩이 감쌌다. 기아차는 이를 ‘타이거 페이스’라고 부른다.
올해 초 기아차가 쏘울 부스터를 출시할 당시 전면부가 ‘레인지로버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이보크스럽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연결되는 디자인, A 필러의 색상을 검게 해 루프가 떠 있는 듯 보이는 ‘플로팅 루프’, A 필러에서 루프로 연결되는 부위에 선명한 각을 준 부분이 그렇다.
다만 이는 최신의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쌍용자동차 티볼리, 현대자동차 베뉴도 A 필러와 루프가 만나는 지점이 각 져 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는 크롬 몰딩을 가까이서 보면 자잘한 양각 무늬까지 넣었는데, 전면 디자인에 과감한 시도가 많은 것은 좋지만 조금 절제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후미는 도요타자동차 라브4 또는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을 닮았지만, 셀토스의 가로로 긴 크롬 바가 리어램프를 관통하는 디자인에서 개성을 드러냈다.
현대자동차는 코나·넥쏘·싼타페·팰리세이드·베뉴(출시 순)의 SUV 라인업에서 독자적인 디자인 언어를 완성해 나가고 있는데, 기아자동차는 타이거 노즈를 제외하면 신차마다 새로운 개성을 부여하고 있다. 정해진 디자인 가이드가 없어 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지만, 기아차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다.
셀토스는 소형 SUV임에도 실내공간이 넓다. 모든 미디어에서 이구동성으로 이를 말한다. ‘타 소형 SUV는 물론 기아차 상위 모델인 스포티지까지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대시보드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적인 외관 디자인에 비해 실내 디자인에선 혁신적인 부분을 느낄 수 없고, 기존 방식을 답습한 느낌마저 든다.
비교적 대형인 10.25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은 이 차가 소형 SUV라는 것을 잊게 한다. 각종 버튼류, 기어 레버 등 모든 부품들의 터치감, 작동감도 좋고 세련됐지만, 전반적인 ‘큰 그림’에서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다. 현대차 베뉴의 경우 곳곳의 수납공간에 디테일한 아이디어를 구현해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은 반면, 셀토스에는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기아차 브랜드에서 기대하는 적정 수준이다.
엔진은 쏘울 부스터와 동일한 1.6 T-GDi 가솔린과 1.6 e-VGT 디젤 그리고 7단 DCT 변속기가 적용됐다. 가솔린 엔진은 기아차 쏘울 부스터, K3 GT, 현대차 아반떼 스포츠, 벨로스터 터보에 적용된 것이다. 디젤 엔진도 현대차 아반떼, 코나, 기아차 스포티지에 쓰인 것이다. 엔진과 변속기는 이미 많은 차량을 통해 검증된 만큼 신뢰할 만하다. 스티어링 휠, 가속페달, 감속페달 등도 현대·기아차가 주는 익숙한 조작감 그대로다.
시승차에는 177만 원짜리 전자식 4WD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네 바퀴에 공급되는 토크량을 계기판으로 볼 수 있는 점이 특이했다. 시승행사장을 빠져나오는 데 산길을 거쳐야 해서 수시로 뒷바퀴로 동력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전륜구동 기반이므로 전륜에 대부분의 토크가 배분되고 뒷바퀴엔 일부가 배분되는 방식이다.
전 트림 공통사양으로 전방충돌방지보조(차량 및 보행자),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등이 적용됐다. 113만 원 가격의 ‘드라이브 와이즈’를 선택하면 스마트크루즈콘트롤, 전방총돌방지모조(자전거), 후측방충돌방지보조, 후방교차충돌방지보조가 적용된다.
드라이브 와이즈와 내비게이션을 동시 선택하면 고속도로주행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콘트롤이 제공돼 고속도로에서 반자율주행 기능이 가능하며, 과속단속 구간에서 자동으로 제한속도까지 속도를 줄여준다. 고속도로주행보조는 최대 1분이 작동되며, 이후 ‘핸들을 잡으십시오’ 경고가 그림으로 뜨고, 10초 뒤 그림이 빨간색으로 변하고 경고음이 들리며, 다시 10여 초 후 기능이 해제된다.
셀토스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 △트렌디 1929만 원 △프레스티지 2238만 원 △노블레스 2444만 원, 디젤 모델 △트렌디 2120만 원 △프레스티지 2430만 원 △노블레스 2636만 원이다. 동일 사양에서 디젤 모델이 191만~192만 원 비싸다. 참고로 현대차 코나는 △스마트 1860만 원 △모던 2057만 원 △프리미엄 2381만 원이다. 셀토스가 코나보다 60만~70만 원가량 비싸다.
시승한 차는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노블레스 트림(2444만 원)으로, 전자식 4WD 시스템(177만 원), 드라이브 와이즈(113만 원), 하이컴포트(59만 원), 하이테크(79만 원),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팩(147만 원)이 장착돼 최종 가격은 3019만 원에 달했다.
일반 구매자들은 가솔린 버전의 중간 트림인 프레스티지(2238만 원)에 하이패스 자동결제시스템(20만 원), 스마트 디스플레이 오디오(59만 원), 10.25인치 UVO 팩(147만 원)을 추가한 2464만 원짜리를 많이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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