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재계 25위 OCI그룹의 오너 3세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국 국적을 19년 전에 상실하고, 최근 법원에 등기 신고한 사실을 ‘비즈한국’이 처음 확인했다. OCI그룹 측은 “한국 국적이 상실된 걸 19년 만에 알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법무부는 “한국에 체류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는 걸 19년간 몰랐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예상되는 이우현 부회장의 한국 국적 상실 문제를 ‘비즈한국’이 자세히 알아봤다.
1959년 8월 설립된 OCI그룹은 2018년 자산총액 5조 6595억여 원(2018년 12월 기준)을 기록하며 재계 서열 25위에 이름을 올린 화학에너지 전문기업이다. 창업주 고 이회림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수영 회장이 2017년 10월 숙환으로 별세한 이후 이우현 부회장이 OCI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 4월 8일, OCI주식회사 법인등기부에 이우현 부회장의 국적이 ‘미합중국(미국)’으로 변경됐다. 국적변경일은 ‘2000년 6월 15일’, 등기기재일은 ‘2019년 4월 8일’이다. 한국 국적을 상실한 지 19년 만에 법원에 국적 변경을 신고한 셈이다. 법인등기부에는 이우현 부회장의 이름도 한글 ‘이우현’에서 영어 ‘LEE WOO HYUN’으로 변경됐다.
OCI 관계자는 “이우현 부회장은 미국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였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강해 군대도 만기 전역했다”면서도 “10년간 한국에 발을 들이지 않고 외국에만 머문 적이 있는데, 그때 한국 국적을 상실한 것 같다. 그동안 이중국적자로 알다가 최근 한국 국적이 상실됐음을 알게 돼 뒤늦게 법원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1968년생인 이우현 부회장은 1992년 미국 인터내셔널 로우 머티리얼에 입사, 1996년 미국 BT울펜손로로 직장을 옮기면서 줄곧 미국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98년 CSFB(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 홍콩지사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2001년 한국에 들어왔으며 2005년 동양제철화학(현 OCI) 전략기획본부장 전무이사로 입사하면서 OCI에 합류했다.
국적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부 측은 OCI 측 입장에 모순이 있다고 반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20년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한국 국적 상실을 몰랐을 리 없다. 주민센터에서 서류 한 장 떼어보지 않았다는 얘긴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법무부와 구청 데이터는 연계돼 있지 않다. 한국 국적이 상실된 사실을 모른 채 지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희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 입장에 대해 OCI 측은 기사 보도 이후 “그동안 한국 여권도 갱신했고, 주민등록 관련 서류를 떼어 봐도 국적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우현 부회장은 부친 사망 후 상속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한국 국적 상실을 알았다. 국적 변경에 1년 6개월이 소요됐고, 올해 4월에야 법인 등기부에 국적 변경이 기재된 것”이라고 추가 입장을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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