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던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전면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와의 기나긴 소송 끝에 지난해 6월 사업 부지 37만 9946㎡(11만 4933.67평)를 돌려받았지만, 1년 넘도록 방치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사업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플랜B조차 마련해두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역세권 국제 업무지구 개발사업’은 한국철도공사가 용산역 인근에 보유한 부지 56만 6800㎡(약 17만 1500평)에 국제적인 업무시설, 주상복합아파트, 호텔, 백화점 등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을 말한다.
2006년 8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용산역세권 개발을 확정 짓고, 2007년 8월 서울시가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조성 기준을 마련하면서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본격화됐다.
2007년 8월에는 한국철도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를 공모했는데, 프라임-현대건설컨소시엄(주간사-프라임개발, 시공사-현대·대림·KCC·엠코·LIC건영·한진·코오롱·중앙·벽산·동아)과 삼성물산-국민연금컨소시엄(주간사-삼성물산, 시공사-GS건설·포스코건설·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SK건설·금호산업·두산건설·태영·남광토건·계룡건설·우미건설)이 참여했다. 심의 결과 토지 8조 원, 총 개발비 28조 원을 적어낸 삼성물산-국민연금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였던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삼성물산이 대표주관사 지위를 반환, 롯데관광개발이 위탁받았으나 한국철도공사와 경영권 다툼 등의 이유로 2012년 9월 개발사업은 전면 중단되고 말았다.
개발이 중단된 이후 한국철도공사와 사업시행사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간의 철도창 부지 소유권 분쟁 소송도 이어졌다. 1심과 2심에서 한국철도공사가 승소,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가 항소심을 포기하면서 지난해 6월 철도창 부지 37만 9946㎡(11만 4933.67평)의 소유권이 한국철도공사로 넘어왔다. 그 사이 용산역 앞 한강대로에는 LG유플러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완공됐다.
그런데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창 부지의 소유권을 반환받은 지 1년 넘도록 어떠한 개발사업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용산구청이 2022년 1월까지 철도창 부지의 환경정화를 완료하라고 행정명령까지 내렸지만, 환경정화 작업마저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부동산업계에서는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전면 중단된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철도창 부지를 돌려받은 지 1년이 넘었지만, 어떠한 공사도 개발사업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개발할지를 검토 중”이라면서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전면 무산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짧은 입장만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용산4구역이 엄청나게 변할 것”이라며 “용산이 광화문광장에 이어 또 하나의 큰 광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4구역에는 2021년까지 잔디밭, 대형 야외극장 등의 문화공원이 조성되고, 지하 공간에는 지하철 1호선 용산역, 4호선 신용산역, 향후 조성될 신분당선이 연결된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가 보유한 철도창 부지는 용산역을 사이에 둔 용산4구역의 반대편이다. 즉 박원순 시장이 언급한 ‘광화문광장에 이은 또 하나의 큰 광장’에서 철도창 부지는 제외된다는 얘기다.
부동산중개업자 A 씨는 “7년 전 중단된 사업이지만, 아직까지도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거라 기대하며 용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다”면서 “전면 무산될 경우 용문동, 원효로, 청파동, 효창동 등지에 집중된 투자가 빠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힘들었는데, 앞으로 더 나빠질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반면 부동산중개업자 B 씨는 “철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이미 반토막 난 지 오래다. 중요한 건 철도창 부지만 해도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임에는 변함없다”면서 “11만 5000평에 달하는 부지를 개발하려면 최소 10조~20조 원의 사업비가 들 거라 상업지구가 들어설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려면 해외자본이 들어와야만 한다”고 분석했다.
유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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