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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채용전환형 인턴' 면접 없이 전원 탈락 물의

비공식 야근까지 하며 채용 꿈꿨는데…네오위즈 "평가에 따른 것, 100% 전환 명시 없었다"

2019.07.05(Fri) 17:34:17

[비즈한국] 국내 한 중견 게임회사에서 인턴 정규직 전환 과정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본사에 배치된 채용전환형 인턴 중 정규직 전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아서다. 특히 인턴 네 명이 근무했던 어느 부서의 경우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근거로 해고를 통보해, 인턴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처음부터 체험형 인턴을 뽑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논란에 휘말린 기업은 고스톱·포커 등 고포류 게임(웹보드 게임)으로 유명한 ​네오위즈. 연 매출이 2000억 원에 달해 게임업계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지난해 최초로 인턴 제도를 도입한 네오위즈는 지난 3월 두 번째로 ‘상반기 인턴사원’을 모집했다. 네오위즈는 모집공고에서 ‘심사 후 정규직 전환’이라고 명시하며 인턴 선발이 ‘채용전환형’임을 밝혔다. 이후 12명의 인턴이 채용돼 본사에 6명, 계열사에 6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3월 11일부터 6월 10일까지 3개월간의 계약 기간을 거쳐 정규직 전환 심사를 거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채용전환형 인턴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본사에 배치된 6명 중 정규직 전환자는 아무도 없었다. 본사가 아닌 계열사에 배치된 나머지 6명 중 3명의 전환자가 나왔다. 계열사는 독립적인 인사 권한에 의해 채용이 결정되며 본사에 배치된 인턴들과 정규직 전환 과정은 별개다. 문제는 본사에 배치된 인턴들이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네오위즈에서 근무한 채용전환형 인턴 중 일부가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네오위즈 페이스북 페이지


# ‘회사 사정’ 때문에 해고 통보…‘적법한 사유’일까

 

논란은 인턴 기간이 거의 끝나가던 시기에 불거졌다. 해당 팀에 애초에 배정된 티오(채용 가능 정원)가 없어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던 것이다. 실제로 얼마 안 가 인턴들은 ‘자리를 만들지 못해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고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들은 면접 기회도 얻지 못한 채 계약이 만료됐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A 씨는 “인턴 초기만 해도 마치 채용이 이뤄질 것 같은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인턴들이 속한 팀에서 추진한 사업에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는 바람에 회사 내에서 해당 팀의 입지도 좁아졌다. 결국 티오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인턴을 정식 채용하지 못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턴들의 해고 과정이 합당하지 않다는 점이다. ‘능력’이 아닌 ‘회사의 사정’ 탓에 인턴들의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용평가 이후 정식근로자로 채용되는 걸 전제로 현업부서에 배치되는 인턴은 근로기준법상 ‘시용 근로자’에 해당한다. ‘적법한 사유’가 있지 않으면 회사는 근로자를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다. 이때 적법한 사유란 객관적, 합리적으로 평가했을 때 채용할 만한 능력과 자질을 말한다.

 

그런데 인턴 계약 기간이 끝난 후 그동안의 근로 내용을 바탕으로 정규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가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의 사정상 채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그러나 해고 내용이 적힌 통지문은 인턴들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네오위즈에서 근무한 인턴들은 거의 매일 두 시간 정도의 초과 근로를 했다. 한 취업박람회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 비공식 야근까지 했는데 면접 기회조차 없었다

 

정식 채용이 좌절된 인턴들은 ‘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정규직 전환 여부가 정해진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정규직 못지않게 높은 노동 강도를 견디며 3개월간 일을 했지만 면접 기회 한 번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오위즈의 근무 시간은 보통 아침 9시 30분부터 저녁 6시 30분이지만 인턴들은 거의 매일 저녁 8시에서 9시 사이에 퇴근하며 야근을 감수했다. 앞서의 A 씨는 “인턴 치고는 업무 강도가 높아 능력만 인정받으면 채용이 될 줄 알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팀에서도 인턴의 초과근로를 알면서도 쉬쉬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해진다. 당시 팀에서 ‘게임이 성공해야 인턴들의 자리가 생겨 정규직 채용 가능성이 커진다’는 말이 나돌았기에, 야근해야만 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추가로 지급되는 수당은 없었다. 야근하면 인사팀에 근무일지를 내야 하는데 그러면 인사팀에서 ‘왜 야근을 하느냐’며 막았다는 후문이다. 초과근로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인턴들은 최저시급인 174만 5150원에 밥값 10만 원을 받으며 3개월을 꼬박 근무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인턴들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네오위즈 측은 다른 계열사에게 면접 볼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다만 그마저도 원래 지원했던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자리였고 채용이 이뤄지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들 인턴들은 현재 ​전원 ​다시 취업준비생 신분으로 돌아갔다.

 

네오위즈 측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같이 일했던 부서 사람들이 더 섭섭해하고 있다. 다만 처음부터 100% 전환된다고 명시하지 않았다. 3개월 평가를 진행했고 그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채용 과정에서 불합리한 면은 없었다. 티오를 만들려면 만들 수는 있지만 사업성 등 회사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청년들의 노동권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회사의 사업성을 고려했다는 말은 지극히 기업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채용되기를 희망하는 청년들의 열정을 이용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며 “쓰고 버리는 채용전환형 인턴에 의존해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게 합리적인 운영 방식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의견을 표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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