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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억 들인 지자체 공공앱, 64%가 개선·폐지 권고 받았다

사용자 100명 이하 62개, 유지 비율 32.3% 불과…성과측정 낙제점이어도 불이익 없어

2019.07.05(Fri) 16:08:34

[비즈한국]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 애플리케이션(앱)의 운영 및 관리 소홀이 문제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경쟁하듯 공공앱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지만, 혈세로 만들어진 앱은 사용자의 외면을 받아 줄줄이 폐기되는 실정이다.

 

각 지자체가 경쟁하듯 공공앱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지만, 정작 혈세로 만들어진 앱은 사용자의 외면을 받아 줄줄이 폐기 처분되는 실정이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지하철 안전지킴이 앱를 사용하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 지자체 공공앱 64%는 사용자 외면, 100명도 안 쓰는 앱 62개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18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공공앱 771개 중 절반가량인 386개가 50점 이하(70점 만점)의 점수를 받아 개선 및 폐기 결정을 받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공앱이 너무 많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2017년부터 공공앱 성과측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8월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9월부터 평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중 공공앱 관리에 가장 소홀한 곳은 지자체다. 지난해 지자체가 운영 중인 공공앱은 총 372개로 집계됐는데, 그 중 64%인 240개가 개선 및 폐지, 폐지 권고의 결과를 받았다. 중앙부처(35%), 공공기관(37%)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지자체 공공앱 372개 중에는 사용자가 100명 이하인 앱이 62개에 달한다.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0건 이하인 앱도 75개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자체에서 공공앱 개발 및 운영에 사용한 비용은 334억 6900만 원이다. 개발비로 167억 6600만 원, 유지 보수비로 167억 300만 원의 혈세가 쓰였다. 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공공앱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한 후 유지하는 비율은 32.3%에 불과했다. 

 

 

#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공공앱 개발한 서울시, 운영에 연 11억 원

 

전국 17개 시·도 중 공공앱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는 서울시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기준, 운영하는 공공앱이 65개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다. 그 중 34개는 지역구 및 교육청, 도서관 등에서 운영하는 것이고, 나머지 31개는 서울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앱이다.

 

서울시는 공공앱 성과측정에서 폐기 결과를 받은 앱을 정리하면서 지난해 31개였던 공공앱을 28개로 줄였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오히려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앱 예산은 2018년 9억 원에서 2019년 11억 원으로 2억 원 증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앱 관련 예산은 매년 달라지며 앱의 개수와 비례하는 건 아니다. 앱마다 운영비가 달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예산이 늘었다”고 밝혔다.

 

매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앱이지만 개발과 폐기 수순을 반복해 혈세가 낭비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65개 공공앱을 개발했으나 그 중 37개가 폐기 수순을 밟아 28개만 남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앱 개발에 평균 9600만 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는데, 이를 감안하면 사용하지도 않을 앱을 개발하며 35억 5200만 원 이상을 낭비한 셈이다. 

 

최근 서울시가 공개한 ‘S택시’ 앱에 우려의 목소리가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시는 6월 1일부터 S택시 앱을 시범운영하며 관심을 모았다. 서울 시민의 교통 편의를 위해 승차거부 없는 택시 앱을 기획한 건데, 한 달간의 시범운영에서 사용자와 택시 기사들로부터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달 중 예정했던 정식 서비스는 올 하반기로 연기됐다.

 

S택시 앱은 서울시가 2017년 선보인 ‘지브로’ 앱과 큰 차이점이 없다. 지브로는 서울시가 개발비 10억 원을 투입해 야심차게 기획한 서비스였으나 참여율 저조로 1년여 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그리고 지브로 서비스를 ‘S택시’로 이름만 바꿔 올해 다시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S택시가 지브로에서 업그레이드된 점이 거의 없고, 여전히 사용자의 불편함이 제기되는 만큼 지브로와 같은 폐기 수순을 밟지 않을까 하는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선보인 S택시 앱은 2017년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1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은 ‘지브로’ 앱과 큰 차이점이 없다. 서울시가 제작한 지브로 앱 소개 게시물의 일부.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의 승차거부에 대한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나오는데, 이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를 내 서비스를 시행하게 됐다. 민간 시장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않나. 시범운영 기간에 지적된 건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오픈 시점에 맞춰 개선하면 되는 보완점이다. 현장에 적용하면서 같이 검토하자는 부분이었고, 이를 개선해 하반기 중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공공앱 개발에 사용되는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행안부에서 매년 공공앱 성과측정을 하고 있지만,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별다른 조치가 없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성과측정 결과에 따라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공공앱은 폐기 권고 등을 하고 있으나 강제 사항은 아니라 이행하지 않아도 특별한 조치나 불이익은 없다. 하지만 성과측정을 하면서부터 공공앱 관리 지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공앱 개발 전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해 사전 협의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 공공앱 정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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