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국내 대형 건설사가 가장 눈독 들이는 금싸라기 땅이 있다. 42년째 공터로 남아 있는 DB생명 소유의 서울역광장 맞은편 동자동 부지다. 올 6월 건설업계에는 DB그룹이 동자동 부지를 부동산 시장에 내놓을 거라는 소문이 퍼졌고, 대형 건설사들이 이를 매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나섰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비즈한국’이 취재해봤다.
1977년 9월,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은 동화그룹이 운영하던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매입했다. 전체 면적만 8183㎡(2475.36평)로, 축구장과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동자동 일대가 ‘사무용건물 재개발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호텔을 지을 수 없게 되자, 1985년 12월 동부건설은 동부제강에 동자동 부지를 매각했다. 1999년 8월 동부건설이 다시 동자동 부지를 사들였지만 주거, 상업, 업무가 어우러진 초고층 복합타운을 짓지 못해 공터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동부건설은 14년간 동자동 부지를 공터로 방치하다가 2011년 1월 동부생명(현 DB생명)에 1271억 9000만 원에 매각했다. 동부생명은 동자동 부지를 매입한 지 3년 만인 2014년 상반기에야 지하 7층~지상 33층, 높이 135m 규모의 관광호텔(654실), 업무시설, 공동주택(70실)이 어우러진 복합타운을 짓고자 법률 검토에 나섰으나, 싱가포르 호텔체인 애스콧(Ascott)과의 협상이 무산되면서 동자동 부지 개발은 또 다시 물 건너갔다(관련기사 DB그룹, 서울역 인근 수천억대 땅 42년째 방치 사연).
그런데 최근 DB그룹이 42년째 방치해둔 동자동 부지가 건설업계에서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6월 초부터 건설업계에 DB그룹이 동자동 부지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서서히 퍼진 것.
D 건설사와 H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역광장 맞은편이라 서울 최고의 금싸라기 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대형 건설사에만 퍼진 소문이라 하루 빨리 DB그룹 측의 실무자를 만나 협상하고 싶다”며 “건설 계획마저 수립해뒀다. 얼마가 됐든 매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 기업 부동산 전문 중개업체 관계자도 “한 건설사의 고위급 임원으로부터 동자동 부지 매입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DB그룹의 최고위급 임원 두 사람이 동자동 부지 매각을 은밀하게 진행한다고 들었다”며 “대형 건설사를 시작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소문이 퍼지는 것 같은데, 타 건설사가 뛰어들기 전에 하루 빨리 협상을 보고 싶다. 최고위급 임원과 연락이 닿도록 도움을 달라”고 부탁했다.
DB그룹이 소유한 동자동 부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1047억 4087만 5800원에서 올해 1168억 790만 5000원으로 1년 만에 120억여 원 올랐다. 일반적으로 매매가는 공시지가의 2~3배 수준이라 본다면 2000억~3000억 원에 거래될 수도 있지만, 최고 5000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에 대해 DB그룹 관계자는 지난 26일 “DB생명뿐 아니라 DB그룹 담당자에게 소문의 진상을 확인해봤다. 그런데 전혀 근거 없다고 한다”면서 “우리가 호텔을 지으려고 계획 중이며, 관할 관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코레일유통 소유 부지 매입도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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