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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아버지가 공익재단 출연한 부동산 아들이 되산 사연

김준기 전 회장 남양주 임야, 문화재단 거쳐 김남호 부사장 매입…DB "불가피한 측면, 문제 없어"

2019.06.26(Wed) 14:57:46

[비즈한국] 김준기 전 동부그룹(현 DB그룹) 회장이 동부문화재단(현 DB김준기문화재단)에 출연한 부동산이 2011년 김 전 회장의 장남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뒤늦게 포착됐다. DB그룹 측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어떤 사연인지 ‘비즈한국’이 추적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은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에 소유하던 임야 13필지(총 36만 576㎡, 10만 9265평)를 2002년 10월 동부문화재단에 출연했다. 재단에 부동산을 출연하려면 관할 교육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동부문화재단은 김준기 회장이 출연한 임야 13필지에 청소년수련관을 지어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워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증여세도 면제 받았다.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은 남양주시 농장 부지 일부를 동부문화재단(현 DB김준기문화재단)에 출연했고, 동부문화재단은 그중 일부를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에게 매각했다. 사진=유시혁 기자

 

그런데 동부문화재단은 이 땅에 청소년수련관을 짓지 않았고, 2011년 11월 임야 13필지 가운데 3필지(1만 3660㎡)를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에게 1억 7528만 8000원에 매각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동부문화재단에서 김남호 부사장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임야 3필지는 금곡동 산1XX-2 일부(총면적 13만 7158㎡ 중 5964㎡), 금곡동 산1XX-6(총면적 3402㎡), 금곡동 산1XX-9 일부(총면적 9만 9800㎡ 중 4294㎡)로, 당시 개별공시지가를 합산하면 1억 5286만 8800원에 달한다. 동부문화재단과 김남호 부사장이 개별공시지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부동산을 거래한 셈이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공시지가보다 2~3배 높은 수준에서 매매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DB그룹 관계자는 “수십 년 동안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그린벨트에 묶인 곳이라 공시지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감정평가도 의뢰했는데, 공시지가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김준기 전 회장에서 동부문화재단으로, 다시 김남호 부사장에게 임야 3필지의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세금 문제도 생긴다. 앞서 언급했듯 동부문화재단은 김준기 전 회장이 출연한 임야 13필지에 청소년수련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세워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증여세를 감면 받았는데, 17년이 지난 현재 청소년수련관은 지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DB그룹 관계자는 “2011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김준기 회장 일가가 사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임야 3필지를 출연자에게 돌려주라는 지적을 받았다. 불이행 시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했다”며 “출연자인 김준기 전 회장을 대신해 아들 김남호 부사장에게 임야 3필지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준기 전 회장이 출연한 부동산과 김준기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농장은 붙어 있다. 그린벨트로 묶인 곳이라 청소년수련관을 짓지 못했다. 따라서 재단이 소유한 임야 부지를 DB그룹 계열사에 임대하고, 그 임대료를 동부문화재단이 장학사업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과 국세청도 공익적인 목적으로 출연 부지를 활용한다는 걸 인정받았다.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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