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954년 설립한 대흥제과에서 시작된 유진그룹은 현재 여의도 국제금융로에 본사를 두고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판단했을 때 행주형의 도시로 물을 끼고 있어 돈의 흐름이 매우 좋을 것으로 보인다. 풍수지리에서는 ‘산이 좋으면 인물이 나고, 물이 좋으면 돈을 번다’고 한다.
여의도의 풍수적 기운을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뿌리’인 관악산의 기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악산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의 남쪽에 솟은 아름다운 산으로, 높이는 600m가 넘는다. 백두대간의 허리 속리산에서 한남정맥으로 나뉘어 경기도 안성 칠현산을 지나고 광교산, 청계산, 백운산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한강을 만나 큰 기운을 갈무리하면서 몸을 일으키는데, 암릉으로 이어진 능선과 정상에 위치한 바위 모양이 갓처럼 생겨 관악산이라 이름 지어졌다.
관악산은 운악산(포천), 화악산(가평), 송악산(개성), 감악산(파주)과 함께 경기 5악(五岳)에 속한다. 특히 바위로 이어지는 험한 능선에 왕관바위, 장군바위, 두꺼비바위, 돼지바위, 해골바위, 마당바위, 칼바위 등의 기암괴석과 계곡마다 흐르는 맑은 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관악산은 불의 기운을 지녔는데,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가 풍수지리 대가인 무학대사에게 ‘관악산의 강한 화의 기운 때문에 한양에 불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대비책을 강구하라 지시했다고도 전해진다.
관악산은 경복궁에서 보면 남쪽에 있다. 가까이서 보면 뾰족한 바위가 불꽃처럼 보여 화산이라고도 불리는데, 멀리서 봐도 산과 산이 이어지는 능선이 큰 불이 타오르는 형상이다. 화의 기운을 다스리기 위해 관악산 정상에 관정을 뚫어 물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한다고 한다. 또 남대문 남쪽에 남지(南池)라는 이름의 연못을 설치해 불이 도성을 넘지 못하게 했고, 숭례문을 세로로 설치하여 맞불로 화기를 막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근정전 양옆에 ‘드므’라는 물통을 두어 화마를 방지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전소되는 등 화재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다. 이에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재건하면서 광화문 앞에 불을 먹는 영물인 해태를 세웠다. 관악산 내 삼막사에는 여근석과 남근석이 영험 있다 하여 사시사철 기도객이 끊이지 않는데, 인재의 요람인 서울대학교가 관악산 자락에 자리한 것도 관악산의 기운과 무관하지 않다.
경기도 안성 칠현산에서 관악산으로 이어진 한남정맥을 한 마리의 큰 용에 비유할 수 있다. 이때 관악산이 용의 머리, 그 중에서 여의도는 여의주에 해당한다. 행주형의 여의도에는 높은 건물이 많은데, 건물을 화물로 보면 된다. 여의주가 물 위에 떠 있으니 용이 승천하고, 여의도라는 배가 화물을 가득 싣고 떠나는 때가 이른 셈이다. 지금 초고층 건물이 건설되고 오래된 아파트들이 고층 빌딩으로 변하는 것을 볼 때 여의도가 다시 한 번 도약해 영화를 찾을 때가 머지않았음을 의미한다.
종합해 보면 여의도는 재운의 흐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금융사, 물류사, 방송사에 어울린다 하겠다. 따라서 여의도 중심부에 본사를 둔 유진그룹은 여의도의 기운과 궁합이 맞는다. 특히 유진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 유진투자선물, 유진프라이빗에쿼티, 유진저축은행 등의 금융업이나 한국통운의 물류업이 잘 맞겠다. 타 사업부문은 크게 어울리지 않는다.
유진그룹 본사 사옥은 직사각형으로 반듯하면서도 안쪽으로 깊숙이 파여 있다. 자산을 지키기에 좋은 형태로 판단된다. 하지만 양택에서는 현관의 위치를 중요히 여기는데, 지금의 유진그룹 본사 현관은 너무 좁아서 불리하다. 사업을 확장하거나 공격적으로 경영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게 유리할 때다. 다만 땅이나 건물 매입 등 부동산 투자는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바로 앞에 고층건물이 들어설 예정인데, 유진그룹 본사 사옥보다 월등히 높고 덩치가 커서 기운이 눌릴 수밖에 없겠다. 풍수적으로 볼 때 감당하기 어려운 경쟁자를 만나 어려움을 겪거나 외압을 인해 피해를 볼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신석우 풍수지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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