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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분양 갈등 빚는 영종하늘도시에 가보니

2014.07.04(Fri) 11:46:14

   


‘36평형, 43평형대 아파트 할인 분양, 내 집 마련 절호의 기회’

아파트 할인 분양을 홍보하는 현수막 내용이다. 영종도 하늘도시를 가는 길목 여기저기 할인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도로 옆에 즐비했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현수막 내용과 달리 영종 하늘도시 곳곳에 입주민과 건설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자살한 정모씨다. 영종 하늘도시 한라비발디아파트에 입주한 정모씨는 지난달 17일 분신 소동을 벌인 이후 일주일만인 23일 결국 숨졌다. 정씨가 분신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도 할인 분양으로 인한 갈등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해소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아파트 할인 분양이 입주민이 분실 자살하는 사태까지 낳은 것.

정씨는 한라건설이 미분양된 아파트 800여가구를 기존보다 평형에 따라 20∼30% 할인 분양하자 이에 반발, 할인 분양을 받아 이사오는 입주예정자의 이사를 저지하다가 분신했다. 한라건설은 영종하늘도시에 아파트 1335가구를 분양했지만 높은 분양가와 영종∼청라의 제3연륙교와 밀라노시티 등 대형 개발사업 등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2012년 준공된 아파트 800여 가구가 미분양 됐다. 한라건설은 이를해결하기 위해 아파트를 할인 분양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300여가구의 물량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 분양은 중대형 평형인 125.4㎡와 141.9㎡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기존 분양가가 4억~4억5000여만 원이었으나 할인분양으로 2억원대 후반에서 3억 원 초면 구입할 수 있다.

기존 수분양자의 반발에 대해 한라건설 측은 입주자의 반발은 이해 하지만 시장 상황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즈한국>과 통화한 한라건설 관계자는 “입주민들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규제 완화·전셋값 급등 현상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할인분양 공세가 이뤄졌다. 이는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4월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5573가구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던 2008년 16만5599가구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건설사들이 미분양에 전력을 쏟는 만큼 수분양자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입주민 김모씨는 “고분양가로 분양받아 입주했다. 건설사들은 분양 당시 약속한 기반시설은 이행하지 않고 할인분양에만 열을 올리니 먼저 입주한 주민으로선 배신감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할인분양으로 입주한 이웃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김씨는 “한 울타리 안에 살게 되는 이웃인데 계속해서 얼굴 붉히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갈등은 결국 건설사의 책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 윤모씨도 “건설사들이 수분양자들에게 성의를 보여야 한다. 고분양가에 입주해 매달 이자 비용 내기가 힘든데 할인분양으로 들어온 입주민을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있겠나”고 성영종하늘도시에서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 송모씨는 “할인분양으로 요즘 입주민들간에 반목과 시위하는 장면이 종종 목격된다. 정부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영종지구 제3연륙교 건설 등 계획이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교통이 편리해지고 생활 여건이 개선되면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갈등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윤정 기자

you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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