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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점에 짐 맡기는 '특허' 스타트업, 오상혁 럭스테이 대표

상점은 남는 공간 활용해 '부수입'…첫 해외 진출은 한국인 많이 가는 베트남

2019.06.11(Tue) 18:45:55

[비즈한국] 호텔 체크아웃을 했지만 아직 비행기 시간은 한참 남았다. 짐을 숙소에 맡겨놨다가 나중에 찾으러 오자니 번거롭고, 짐을 끌고 다니자니 몸이 힘들다. 이럴 때 시내 상점에 손쉽게 짐을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 스타트업이 있다. 이제 막 서비스를 출시하고 베타버전을 테스트 중인 럭스테이(LugStay)가 그 주인공. ‘비즈한국’이 11일 오상혁 럭스테이 대표를 만났다.

 

상점에 짐을 맡기는 서비스는 국내에서는 럭스테이가 최초다. 소상공인과 상생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정부기관의 상과 지원을 받았다. 럭스테이(LugStay) 오상혁 대표. 사진=임준선 기자

 

사람만 스테이(머물 곳)가 필요한 게 아니다. 짐도 스테이(맡길 곳)가 필요하다. 오상혁 대표는 작년 12월 서울 시내 곳곳의 카페, 식당, 미용실, 한복대여점 등 일반 상점과 제휴해 여행자들이 자신의 짐을 쉽게 맡길 수 있는 럭스테이(LugStay)를 출시했다. 

 

소상공인 상점들과 제휴하면서 고객을 자연스럽게 상점으로 유입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단순히 짐을 맡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과 상생한다는 점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벤처 캠퍼스와 한국관광공사, 서울시, 인천국제공항, 무역협회 등으로부터 다양한 상과 창업지원금도 받았다.

 

오상혁 럭스테이 대표는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도 점차 희미해지는 추세다. 일상에서 여행을 하고 여행도 일상처럼 살아보는 시대이니 짐은 이제 럭스테이에 맡기고 짐 없이 자유롭게 다니라”​고 권한다. 럭스테이 사용자 역시 한국인과 외국인의 비율이 4:6으로 한국인 사용자도 적지 않다. 

 

오 대표는 “짐을 맡기려고 일부러 상점에서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살 필요 없이, 럭스테이를 이용하면 가까운 상점에 당당하고 편하게 짐을 맡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실 짐을 맡길 로커라면 지하철역에도 있다. 하지만 짐이 크다면 지하철 로커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나마 명동역이나 동대문역 같은 쇼핑천국의 지하철 로커는 빈 곳이 없을 때도 많아 무턱대고 갔다간 짐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할 수 있다. 럭스테이는 평소 여행을 즐기는 탓에 모르는 곳에 짐 맡길 일이 많았던 오 대표의 경험에서 나온 아이템. 여행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서비스다. 4시간 이상 맡긴다면 지하철 로커보다 가격도 싸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럭스테이 웹이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들어가 자신의 현재 위치나 짐을 맡기고 싶은 위치를 기반으로 상점을 찾는다. 상점을 클릭하고 상점이 문 열고 닫는 시간을 체크한 후 자신이 맡기고 싶은 시간과 찾을 시간을 입력하고 결제하면 예약 완료. 단 상점이 문 닫기 전에 짐을 찾아야 하니 상점 닫는 시간을 정확히 확인해두어야 한다. 하루 짐을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은 미화 6달러, 우리 돈 6600원이다. 짐의 크기나 무게는 상관없다. 짐이 파손되거나 분실되면 30만 원의 보상금이 지원된다. 

 

상점 입장에서는 CCTV와 짐을 보관할 공간만 있다면 럭스테이와 제휴할 수 있다. 소상공인과 럭스테이의 이익분배는 5:5. 소상공인에게는 별도의 비용이나 인력 없이 추가 수익과 함께 매장 홍보와 고객유입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QR코드를 찍고 짐 사진까지 찍으면 고객과 상점 모두에게 서로의 정보와 짐이 등록되므로 외국어가 불가능해도 크게 문제는 없다. 

 

CCTV와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어느 상점이든 럭스테이와 제휴를 맺을 수 있다. 소상공인에게는 별도의 비용이나 인력 없이 추가 수익과 함께 매장 홍보와 고객유입 효과를 준다. 사진=임준선 기자

 

상점에 짐을 맡기는 서비스는 국내에서는 럭스테이가 최초다. 알파박스, 빅박스, 세이팩스 등 서울역이나 홍대입구, 인천공항, 김포공항 등 일정 장소의 짐 보관 서비스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지나는 길에 상점에서 짐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는 없었다. 또 호텔에서 공항으로 짐을 배달해주는 짐좀, 프리러그 등 배송 서비스도 이미 있지만 2만~3만 원이라는 비용 부담이 서비스 이용의 걸림돌이었다.

 

세계 각 지역에도 상점 짐 보관 서비스가 있다. 시작된 시기도 대략 비슷하다. 오 대표가 특허청에 아이디어를 등록한 2017년을 전후로 비슷한 서비스들이 앞 다퉈 출시됐다. 공유 공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무렵이다. 

 

인근 상점에 짐을 맡기는 서비스는 일본에는 에크보(ecbo), 유럽에는 백비앤비(bagbnb), 스테이셔(stasher), 내니백(Nannybag), 미국에는 유스바운스(use bounce) 등이 있다. 비용도 5~7달러로 비슷하다. 아직 아시아에는 이렇다 할 짐 보관 서비스가 없다. 그래서 오상혁 대표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지역도 아시아, 그 중 한국인이 많이 가는 베트남이 첫 타깃이다. 

 

오 대표는 LG전자에서 12년간 개발과 전략기획, 신사업 발굴, 사내벤처PM 등의 업무를 하며 창업 기반을 다졌다. 그는 회사를 다니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던 것도 창업을 염두에 둔 과정이었다 말한다. 

 

오 대표는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된 것처럼 짐 보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럭스테이도 특정 상점이 아닌 가까운 상점 어디에서나 언제든 짐을 맡기고 찾을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며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세상을 바꾸기에 앞서 오래 버티는 힘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럭스테이는 6월 말~7월 초에 정식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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