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단어가 바로 양안관계(兩岸關係)다. 우리의 남북관계와 유사하게 국제사회에서 특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우리와 똑같이 분단이라는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양안은 삼통정책(三通政策)으로 통신·무역·상호왕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5월 28일 대만 타이중시 인근에 위치한 고속도로에서는 대만군 ‘한광연습’의 일환으로 고속도로 비상이착륙 훈련이 진행됐다. 1984년부터 시작된 한광연습은 유사시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훈련 가운데 올해 외국 매체에 대규모로 공개된 것은 이 고속도로 비상이착륙으로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처음 실시됐다.
2014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훈련을 취재했지만 올해는 훈련의 성격이 조금 달라졌다. 대만공군의 3대 전투기인 미라주 2000, F-16V, IDF 징궈(經國)가 이착륙뿐만 아니라 급유 및 재무장을 실시했다. 이전과 달리 훈련 시나리오가 유사시에 더 가까워진 셈이다. 또한 훈련이 실시되는 고속도로 주변에는 패트리어트와 스패로우 지대공 미사일 그리고 오리콘 대공포가 동원돼 물 샐 틈 없는 대공방어 태세를 보여줬다.
중국판 GPS인 베이더우(北斗)를 교란시킬 수 있는 전자전 장비도 공개됐다. 이 장비는 대만의 국방과학연구소 격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이 개발했으며 중국 군의 탄도 및 순항 미사일을 교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최근 양안 간의 군사적 긴장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은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2016년 1월 제14대 총통으로 당선되면서 본격화됐다. 과거와 달리 중국 공군의 폭격기와 전투기들은 수시로 대만 섬 주위를 비행하고 있으며 상시화 돼가고 있다. 지난 4월 1일에는 중국 공군 전투기 2대가 양안의 공중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 중국 전투기의 대만해협 중간선 침입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미국과 대만과의 관계는 1979년 단교 이래 최고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미국이 대만을 국가로 점차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월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 공군 주도의 다국적 훈련인 ‘퍼시픽 디펜더 19’에는 군복을 입은 대만 공군 장교가 처음으로 참가했다.
그동안 대만군은 미군의 다양한 훈련과 회의 그리고 연수에 참가했지만 미국과 대만은 공식외교관계가 단절된 데다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인해 사복을 입고 참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러한 룰이 깨졌다. 대만해협에서는 미 해군 함정이 항해하는 ‘자유작전’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는 무기 구매에서 드러나고 있다. 대만은 최신형 F-16C/D 전투기 66대와 M1A2 전차 100여 대 그리고 각종 미사일을 구입할 예정이다. 모두 10조 원어치 이상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만 내의 우려도 적지 않다. 단교의 경험에 비추어 또 다시 미국에게서 버려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여기에 더해 과거와 달리 미국이 대만을 중국을 압박하는 일종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그렇다. ‘토사구팽’ 당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대만 내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2020년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가 맞물리게 되면, 자칫 제4차 대만해협 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들린다.
대만 타이중=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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