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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이슈화, 서울시민 6%가 반지하에 산다

우리나라 1911만 가구 중 36만, 1.9%…임차인 구하기 어려워 사라지는 추세

2019.06.06(Thu) 08:05:33

[비즈한국] “뭐랄까, 썩은 무말랭이 냄새? 행주 삶는 냄새? 가끔 지하철 탈 때 맡는 냄새….”

한국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반지하방에 사는 기택(송강호 분) 일가족이 글로벌 IT기업 박사장(이선균 분) 저택에 대거 취업하는 모습을 그린다. 박 사장 부부는 집안 운전기사로 들어온 기택에게서 이런 냄새가 난다며 수군거린다.  

반지하 주택에 사는 기택(송강호 분)네 가족. 왼쪽부터 기우(최우식 분), 기택, 충숙(장혜진 분), 기정(박소담 분). 사진=영화 기생충 스틸컷


딸 기정(박소담 분)은 기택과 어머니 충숙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는 박 사장 아들 말을 듣곤, 그 냄새가 반지하 주택에서 나는 냄새란 걸 단번에 알아챈다. 이들이 사는 집에 신선한 공기를 들일 통로는 거실에 난 창문과 출입구뿐. 어른 키 정도 높이의 창밖으로는 아스팔트 도로와 행인들의 다리가 보인다. 

기택네 가족은 이 창문으로 신선한 공기와 방역기에서 나온 소독 연기, 주민들의 소음, 집안이 잠길 정도의 빗물까지 모조리 들인다. 영화의 주된 공간이 되는 반지하(지하 포함) 주택, 우리나라 땅 밑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을까.  

# 전체가구 중 1.9% 반지하 주택 거주, 서울‧광진구에 가장 많아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9%는 기택네처럼 반지하(지하 포함) 주택에 산다. 통계청이 5년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2015년)​’에 따르면 전국 36만 3896가구가 반지하 주택에 산다. 2010년 조사보다 15만 4000가구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다. 

통상 건물 바닥에서 지표면까지 높이가 해당 층의 2분의 1 미만인 경우를 반지하, 2분의 1 이상인 경우를 지하층이라 부른다.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반지하와 지하층을 구분하지 않기에 ‘2018년 주거실태조사’​의 ‘반지하 주택’에는 지하 주택을 포함시켰다. 국토교통부 조사(2017년)에서 서울시 반지하 주택은 전체 주택의 6.6%, 지하 주택은 전체의 0.5%였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반지하 주택 가구 수와 비율은 서울이 각각 22만 8467가구, 6.03%로 가장 많았다. 경기도가 9만 9291가구(2.26%), 인천 2만 1024가구(2.01%)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시가 국토부와 함께 서울시민 1만 6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7.1%가 반지하 주택에 살고 있다. 전체 가구 대비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 비율은 광진구가 13%로 가장 높았고, 강북구가 10.9%, 강동구가 10.8%, 관악구와 은평구가 각각 9.5% 순으로 높았다. 


광진구 구의동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사는 “학생들이나 교포가 주로 반지하 주택을 찾았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반지하 주택이 공실이다. 반지하 임대가 안 나가서 ​건물주가 ​신축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광진구 소재 26.45㎡​(8평) 규모 반지하 원룸의 경우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인근의 다른 부동산공인중개사도 “과거엔 청년들이 반지하 주택을 꽤 찾았지만 지금 청년들은 그런 집을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공실이 많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 "장마철도 아닌데 늘 습해"…​화장실·부엌 습도는 연평균 88%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의 가장 큰 적은 습도다. 영화 속 기택에게서 퀴퀴한 냄새가 났던 이유기도 하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반지하 주택에서 1년째 거주 중인 A 씨(23)는 “가장 싼 집을 찾다 ​지난해 2월 ​전세 4000만 원에 입주했다”며 “햇빛이 들기 않기 때문에 창문을 열지 않으면 굉장히 습하다. 창문 바로 앞이 주차장이라 소음과 먼지가 신경 쓰여 쉽게 문을 열 수 없다. 날벌레도 많다”고 토로했다.  

2017년 가을부터 1년 동안 강북구 수유3동 반지하 주택에 살았던 B 씨(37)도 “장마철이 아닌데도 항상 집안이 습했다. 습도계를 사뒀는데 문을 열지 않으면 습도가 85%까지 올랐다. 빨래는 마르지 않고 벽에 곰팡이가 피었다. 가전제품을 잘 사지 않는 편인데 버티다 못해 당시 제습기를 구매했다”며 “보통 반지하 주택에서는 환기를 위해 대문을 열기도 하는데, 반지하에만 세 가구가 살고 있어 그마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B 씨는 반지하에서 나와 다가구주택 옥탑방에 살고 있다.

기택(송강호 분)이 반지하 주택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영화 기생충 스틸컷


대진대학교 류동우 교수가 2018년 반지하 거주 가구 10곳을 대상으로 주거환경실태를 분석한 결과, 모든 가구에서 결로 및 곰팡이가 발생했으며 수증기 발생이 잦은 화장실 및 부엌 영역은 평균 88%RH(relative humidity​·상대습도)​로 곰팡이의 증식을 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제시한 쾌적 온·습도범위는 15.6~20℃, 40~70%RH 수준​이다.​

 

지하 주택은 침수에도 취약하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특성상 호우가 내리면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2010~2013년 서울시에 접수된 침수 확인 조서 2만 121동 중 지하 주택 피해는 1만 2034동으로 전체 59.8%를 차지했다. 반지하 침수주택은 관악구가 1410동으로 가장 많았고 양천구가 1191동, 강서구가 1120동, 동작구 930동 순으로 대부분 한강 이남에 분포했다. 

 

서울시 하천관리과 관계자는 “2018년 침수된 주택 1465채 중 대부분이 지하 또는 반지하 주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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