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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맞짱' 이재웅 쏘카 대표

최종구 금융위원장 "무례·이기적" 발언에 "출마하시려나" 반응

2019.05.24(Fri) 18:45:35

[비즈한국] 새로운 운송 서비스 ‘타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의 거침없는 발언이 화제다. 벤처기업계는 “속이 시원하다”는 반면, 택시업계에선 “예의도 없다. 박살 낼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 대표 발언에 대한 비판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입을 타고 번져 둘의 설전으로 이어졌다.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이재웅 대표 페이스북


“이익을 위해 죽음을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 시작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었다. 택시기사 사망 책임을 타다로 돌리는 택시업계를 향해 이재웅 대표가 “죽음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22일 이같이 반응한 것. 이 대표는 17일, ‘택시업계 수입 감소’ 주장에 대해 “‘타다’ 매출은 전국 택시 매출의 1%도 안 되고 서울 택시 매출의 2%도 안 된다. 데이터와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라”고 말한 바 있다.

 

택시업계에 대한 이재웅 대표의 글이 논란을 촉발했다. 사진=이재웅 대표 페이스북

 

“갑자기 이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

 

최종구 위원장의 비난에 이재웅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어찌 됐든 새겨 듣겠다”고 덧붙였지만 “그 정도로 비아냥댈 문제는 아니다”는 최 위원장의 날 선 맞대응으로 설전은 2차전으로 이어졌다. 다음날인 23일, 최 위원장은 한 연설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웅 대표를 지칭하진 않았지만 해석의 여지가 다분한 발언이었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이재웅 대표의 반응은 큰 화제가 되었다. 사진=이재웅 대표 페이스북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

 

이재웅 대표의 반응은 간명했다. “사회 혁신 과정에서 정부는 전통산업 종사자들을 도와야 하고 혁신산업도 그래야 한다”며 최 위원장의 말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혁신’에 대해선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 승자와 패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혁신산업을 승자, 전통산업을 패자에 빗댄 최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의 말에 재반박한 이재웅 쏘카 대표의 글. 사진=이재웅 대표 페이스북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재웅 쏘카 대표는 이철형 한국종합건설 대표의 장남으로 1991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을 수료한 후 1994년 프랑스 파리 제6대 대학원에서 인지과정을 전공해 박사과정을 마쳤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이재웅 대표는 1995년 26세 때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창업했다. 5년 만에 ‘한메일’과 ‘다음 카페’까지 연달아 선보이며 코스닥에 상장한 그는 1세대 벤처기업인의 상징이 됐다. 안철수 전 대표와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2001년 KBS 9시 뉴스 앵커였던 황현정 전 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창업 5년 만인 2000년, 이재웅 대표는 ‘뉴욕 아시아 위크(Asia Week New York)’의 ‘디지털 엘리트’로, 세계경제포럼의 ‘미래를 이끌 세계 지도자 100인’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2005년경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뒤를 바짝 쫓던 ‘네이버’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2007년 그는 주주권만 유지한 채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떠났다. 

 

그 후 ‘디앤샵(DNshop)’ 경영자문 담당 이사, ‘소풍(SOPOONG)’ 대표를 거쳐 2018년 4월 ‘쏘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며 11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쏘카와 타다의 등록회원은 6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이재웅 대표 페이스북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쏘카는 매출액 159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선보인 타다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타다는 출시 두 달 만에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수 20만 건을 넘겼고 호출 건수는 200배가량 늘었다. 이재웅 대표에 따르면 ‘타다 베이직’은 1000대를 돌파했고, 쏘카와 타다의 등록회원은 6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8년 기획재정부 산하 혁신성장본부 민간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이재웅 대표는 오래전부터 혁신산업에 대한 지론을 적극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23일 자동차 산업의 전망에 대해 “자동차는 소유에서 공유로 바뀐다. 자동차는 생산, 판매를 하는 제조업에서 생산, 서비스를 하는 서비스업으로 바뀔 것”이라며 운송업 패러다임 전환을 알렸다.

 

이전부터 이어져온 그의 ‘패러다임 전환’ 주장은 택시와 같은 전통산업 종사자들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다. 타다는 ‘유사 택시’ 논란을 빚으며 택시업계와 극심한 갈등을 이어왔다. 비판 여론에 대해 이재웅 대표는 “타다의 목표는 택시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다. 승용차를 소유한 사람들, 기사를 고용하는 법인들이 편의성은 유지하면서 효율적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재웅 대표는 해결책으로 ‘모빌리티 산업의 연착륙’을 강조하며 상생안을 내놓기도 했다. “매년 1조 원가량의 택시 보조금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1년마다 1만 대씩 줄이면, 고령택시기사 문제도 없어지고 남은 택시들의 수입도 더 많아진다. 혁신기업들은 수요를 보고 더 많이 창업해 들어올 것”이라며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보조금을 늘리다가 자율주행시대가 왔을 때 경착륙시키는 건 잘못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혁신성장본부장 시절, 정부에 택시 면허 매입 의견을 수차례 냈으나 묵살당했다”는 것이다. 

 

이재웅 대표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가장 큰 피해자는 개인택시 기사들”이라며, “정부는 주도적으로 전통산업을 보듬어주고 혁신산업은 놔두었다가 혁신산업이 잘되면 세금을 많이 걷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혁신산업이 전통산업을 도울 게 있으면 도와야 한다”며 택시업계에 도움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은영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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