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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인공지능으로 진화한 청소기 '다이슨 V11 컴플리트' 리뷰

사용패턴 학습해 청소 효율성 향상…다이슨다운 고집 있는 변화

2019.05.24(Fri) 16:28:21

[비즈한국] 무선청소기는 다이슨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다이슨은 강력하면서도 저전력 모터를 개발해 진공청소기의 패러다임을 무선청소기로 이동시켰다. 무선청소기가 쉽게 나온 것은 아니다. 사이클론 기술을 통해 먼지봉투를 없앴기 때문에 가볍게 만들 수 있었다.

 

배터리 기술도 바꿨다. 옛날 무선 청소기는 배터리가 소모되면 모터 속도가 줄어들고 흡입력도 약해졌다. 다이슨은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사용해 배터리가 제로(0)가 되는 순간까지 설정된 속도로 청소를 하다가 멈춘다. 게다가 청소기 공기 배출구의 미세먼지를 제로(0)로 만든 것도 다이슨이다.

 

이전까지의 청소기는 청소와 동시에 뒤로는 먼지를 뿜어댔다. 이제는 다이슨이 개발한 많은 기술과 아이디어 덕분에 전 세계는 좀 더 쉽고 가볍게 청소가 가능해졌다. 창고에 숨겨 놓던 청소기는 집안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제 기존 유선청소기 강자들의 추격이 시작됐다. 미국은 후버와 샤크가 중저가형 스틱 청소기로 다이슨을 추격했고, 한국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 구미에 맞는 다양한 옵션을 지원하는 스틱형 청소기로 다이슨에 맞섰다.

 

다이슨도 혁신의 속도를 멈출 수 없게 됐다. 이번에 다이슨이 출시한 ‘다이슨 V11 컴플리트’​는 좀 더 똑똑해진 청소기다. 3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탑재되면서 모터, 배터리, 클리너가 지능적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과연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리뷰를 통해 알아보자.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지만 배터리 게이지나 청소모드 스위치 등이 사라지면서 한결 더 심플해졌다. 사진=김정철 제공

 

우선 디자인은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여전히 늘씬하고 슬림한 몸체에 일직선으로 뻗은 모습이 예술적이다. 권총형 전원레버에 길이를 조절할 수 없는 봉, 밖으로 드러난 사이클론 등 겉보기에는 V10과 동일하다.

 

자세히 보면 살짝 달라진 게 눈에 띈다. 먼지통 필터 부분에 커버가 생겼다. 중요한 변화는 아니다. 청소기 후면부에는 LCD 디스플레이가 생겼고 대신 흡입력 조절 스위치가 사라졌다. 무게는 2.95kg으로 살짝 무거워졌다. 배터리 용량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원 버튼은 여전히 방아쇠 방식이다. 방아쇠 버튼은 편리하지만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기에 손가락이 좀 아프다. 사실 이 부분도 한국 청소기라면 소비자의 의견에 따라 얼른 고쳤을 텐데 다이슨은 여전히 홀드 앤 플레이(Hold&Play)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 이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다. 조금이라도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서다. 잠시 이동하는 순간에는 바로 청소기 작동을 멈춰야 하기에 청소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할 수 있다. 뒤에도 나오겠지만 다이슨은 최적의 효율과 최적의 튜닝에 힘을 쏟는다. 

 

후면에 LCD 디스플레이가 생기면서 청소를 하면서 남은 청소시간과 청소모드, 필터 교체 등의 정보를 바로 볼 수 있게 됐다. 사진=김정철 제공

 

후면 LCD 디스플레이는 ‘배터리 짠돌이’​ 다이슨이 아까운 LCD 전원을 낭비하며 특별히 소비자 편의를 위해 마련했다.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청소모드와 남은 청소시간, 그 밖의 정보가 한눈에 보인다. LCD가 생기면서 청소모드의 선택도 쉬워졌다.

 

과거에는 스위치식이어서 내가 무슨 모드로 청소를 하고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없었다. 이제는 일반/미디어/부스트 모드의 3단계를 버튼식으로 제어할 수 있어 한결 손쉽게 청소모드 선택이 가능하고 현재 청소모드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헤드가 하나 더 늘었다. 기존의 ‘소프트 롤러 클리너 헤드’와 함께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가 추가됐다.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를 사용하면 청소모드에 변화가 생긴다. 일반/미디엄/부스트 모드 대신에 일반/자동/부스트 모드로 바뀐다. 미디엄 대신에 자동 모드가 생겼다.

 

자동 모드는 새로 추가됐다.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에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청소를 하다가 카펫 위로 올라가면 자동으로 흡입력이 달라진다. 다시 일반 마룻바닥으로 내려오면 또 흡입력이 달라진다. 그래서 자동 모드로 설정해두면 일반이나 부스트 모드로 오갈 필요 없이 청소기가 알아서 청소를 해준다. 

 

새로 추가된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오른쪽)는 센서가 탑재돼 카펫이나 마룻바닥 등으로 바뀔 때마다 모터에 신호를 보내 모터 흡입력을 바꾼다. 사진=김정철 제공

 

사실 이런 자동 모드는 다른 제조사 청소기에 이미 탑재돼 있다. 그런데 다이슨의 적용 방식이 조금 다르다. 다른 청소기는 먼지의 흡입량을 측정해 모드를 달리한다. 이런 경우 먼지 흡입량이 많지 않으면 모터 회전의 변화가 없다. 카페트처럼 먼지가 숨어 있으면 자동모드가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서 다이슨은 ‘다이슨스럽게’ 어려운 방법을 택했다. 단순히 먼지 흡입량만 측정하는 게 아니라 ‘다이내믹 로드 센서’를 탑재해 브러시 바의 저항을 초당 360회 감지해 바닥 종류에 따라 흡입력을 달리한다고 한다. 따라서 먼지 흡입이 많지 않아도 카펫처럼 숨은 먼지가 많은 곳을 감지하면 모터 회전이 빨라진다. 실제로 마룻바닥을 청소하다가 카펫으로 올라가면 이내 모터 속도가 빨라지며 굉음을 낸다. 남은 청소시간도 순간적으로 줄어든다. 

 

V11이라는 모델명에서 느껴지듯이 모터도 새로 개발했다. 기존 V10과 모터속도는 12만 5000RPM으로 같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탑재되어 다른 센서(배터리,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와 연계해 최적의 속도로 제어된다고 한다. 공기흐름을 개선하면서 진동과 소음도 줄었다. 실제로도 소음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일반 모드에서는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소음이 적다. 일반 모드에서 흡입력이 늘어난 것도 느껴진다. 

 

배터리도, 헤드도 갈아 끼울 필요 없이 알아서 최적의 시간 동안 최적의 청소가 가능하다. 사진=김정철 제공

 

배터리는 여전히 고정형이다. 이 부분도 다이슨의 고집이다. 경쟁 제품들이 탈착형으로 40분x40분=80분간 청소가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이 부분은 사실 숫자 놀음이다. 40분짜리 배터리를 10개 달면 400분 청소 가능하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사실 집이 아주 넓지 않다면 40분 이상 청소를 하며 탈착식 배터리를 쓸 경우는 드물다. 휴대폰도 ​예전 에는​배터리가 대부분 탈착식이었지만 지금은 고정형으로 바뀐 것처럼 청소기 역시 탈착식 배터리는 좋은 제안이 아니다. 물론 제조사 입장에서는 배터리를 하나 더 팔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다이슨은 교환 배터리 대신 배터리 용량을 늘렸다. 기존 다이슨 V10 청소기보다 15% 더 강력한 흡입력을 제공한다. V10이 160에어와트(Air Watt)였는데 V11은 185에어와트다. 그런데 국내에 청소기 중에는 다이슨보다 흡입력이 더 강한 제품도 있다.

 

사실 흡입력을 높이기는 쉽다. 모터 성능이 뽑아낼 수 있는 한도까지 전원 공급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다이슨은 경쟁사와 숫자 싸움을 하기보다는 밸런스를 추구한다. 배터리에 센서를 장착해 사용자의 청소습관을 학습하고 최적의 배터리 효율을 학습한다고 한다. 

 

스탠드형 거치대가 이번에 새로이 적용됐다. 벽에 못을 박을 필요 없이 스탠드에 세워두기만 하면 충전이 된다. 사진=김정철 제공

 

충전 거치대도 달라졌다. 기존 거치대는 벽에 못을 박아야 했다. 못 박기를 꺼려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호환 거치대를 구입해 사용하기도 했다. V11 컴플리트는 전용 거치대를 제공한다. 아주 크고 튼튼하다. 이 거치대 때문에 포장 박스가 굉장히 커졌다. 어쨌든 거치대는 어디에 세워도 안정적이고 멋지다. 

 

단점이 있다면 역시 가격이다. V11 컴플리트 가격은 119만 원으로 물가상승률에 준하여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물걸레 청소도 여전히 지원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물걸레 헤드만 추가하면 되는 부분인데 다이슨은 물걸레 청소가 아직 중요한 옵션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다이슨을 보면 마치 애플의 아이폰이 생각난다.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옵션을 다 구비하기보다는 소비자가 가장 직관적이고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튜닝하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다른 청소기와 비교하면 옵션이 부족하거나 사용자 자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더 신경 쓸 필요 없이 그냥 버튼만 누르면 청소가 시작되고 다른 옵션을 생각하지 않아도 깨끗하게 청소가 된다.

 

다이슨 V11 컴플리트는 이제 센서와 인공지능을 추가해 좀 더 지능적인 청소의 시대로 새 패러다임을 열었다. 가장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청소기는 아니지만 가장 편리하고 직관적인 청소기임에는 틀림없다.​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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