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경제학은 자원이 무한한 것이 아니라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으면 모두가 마음껏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 한정된 자원의 분배에서 가장 비폭력적인 방식이, 합당한 대가의 지불을 통해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가격은 분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원 활용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원은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에게 집중될 때 더 많은 부가가치가 생기고 사회 전체가 얻는 이득도 증가한다. 만약 가장 비효율적인 사람에게 자원이 주어진다면 한정된 자원을 낭비하는 꼴이 된다. 따라서 경제는 더 효율적인 사람에게 더 많은 자원을 분배하고, 비효율적인 사람에게 적은 자원을 분배한다. 한정된 자원을 가장 잘 활용하기 위한 배분인 셈이다.
자영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우선된다. 이는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달성된다. 단순히 금전적 비용만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매장을 운영한다면 동선의 최적화가 이루어지도록 조정해야 하고 재고 또한 최소화해 생산의 극대화와 함께 비용의 최소화를 달성해야 한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들을 보면 비용 관리에 초점을 두고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지금이야 좋아 보이는 그들의 입지조건도 그 당시로 시계를 돌려보자면 그닥 우위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그나마 저렴해서 선택됐다. 어떻게든 상품이나 서비스 단위당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애쓴 흔적이 목격된다.
사람을 고용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는 임금을 최소화하는 데만 주력한다. 하지만 더 높은 효율을 추구하는 곳들은 필요하다면 임금을 더 주거나 임금 대신 다른 보상체계를 확실히 갖추고 있다. 그들이 착한 사장이라서가 아니라 철저히 비용절감과 생산효율 증대를 추구하는 사업자들이라서다. 고용인에게 그러한 대우를 하는 게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중구난방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확실한 원칙과 체계를 갖추고 있다. 처음에는 원칙이 없었다 하더라도 일하는 과정에서 추가하고 보완하며 능률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그 고민을 자신의 업장에 반영한다.
즉 이런 자영업자들은 매장에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늘리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했기에 단순히 잘되는 것을 넘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비용에 대한 고민, 생산성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자영업은 주어진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최고의 아이템은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최고의 아이템이 수익을 보장하진 않는다. 수익은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늘리는 효율에서 비롯된다. 경제가 자원을 배분하는 방식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비효율적인 사업가는 자원의 낭비로 인해 경영에서 어려움을 겪고 도태되기 쉬운 반면, 효율적인 사업가는 효율적 경영을 통해 수익을 늘려가며 더 많은 자원을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다.
자영업 문제에서 우리가 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바로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경영이다. 자영업도 어디까지나 기업이기에 그 경영과 효율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고민이 뒷받침되어왔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경영이란 측면에서 그저 하던 대로 하는 관성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늘리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더 효율적인 사람에게 더 많은 자원이 분배되는 것이 경제의 원리다. 이 점을 명심하고 끊임없이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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