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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지율↘' 문재인 정부도 '3년차 증후군'에 빠지나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모두 3년차에 국정동력 주춤…올해 성장률 전망도 '흐림'

2019.05.17(Fri) 13:53:15

[비즈한국] 국내외 경제 연구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등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면서 문재인 정부도 앞선 정부가 피하지 못했던 3년차 증후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역대 정부들은 모두 집권 반환점을 도는 3년차에 접어들면 집권 초반과 같은 국정 장악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도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집권 이래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역대 정부들은 집권 3년차가 되면 공직사회나 경제계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가장 나쁜 경제 성적표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집권 1년차인 2003년 2.9%에서 집권 2년차인 2004년 4.9%로 올랐지만, 집권 3년차인 2005년에는 3.9%로 떨어졌다. 2005년에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기도 했다. 실업률도 2005년에 3.7%로 집권 기간 중 가장 높았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는 집권 3년차인 2010년 성적표가 가장 좋았지만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따른 반작용이었다. 오히려 2010년을 정점으로 성장률이 추락하기 시작했지만 반전의 기미를 찾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1년차인 2008년 성장률이 2.8%를 기록했으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0.7%까지 떨어졌다. 집권 3년차인 2010년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6.5%까지 올랐지만 2011년 3.7%로 하락한 데 이어 2012년 2.3%까지 미끄럼을 탔다. 실업률의 경우 2010년 성장률 급등에도 불구하고 3.7%로 5년 임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3년차 증후군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찾아왔다.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차인 2013년 2.9%였던 성장률은 2014년 3.3%로 올랐으나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과 초기 대응 실패가 경제의 발목을 잡으면서 2.8%로 떨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비선 실세 논란을 부른 ‘십상시 문건’ 파동과 ‘성완종 리스트(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로비 명단)’ 등이 겹치면서 국정 장악력 자체를 상실한 것은 물론 이후 탄핵으로 가는 문이 열리는 상황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도 역대 정부들이 겪었던 3년차 증후군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집권 1년차 3.1%였던 성장률은 2년차에 2.7%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정부가 정한 성장률 전망치인 2.6~2.7%를 지켜내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에게 “하반기에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종합적으로 같이 짚어 보겠지만 현재로선 성장률전망 수정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1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3%로 역성장한 상황에서 정부의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빈센트 코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분석실장은 지난 9일 한국개발연구원 토론회에서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 수정(2.6%→2.5%)을 거론하며 “한은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나오기 이전에 2.5% 전망치를 내놓은 만큼 이를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 연구기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줄을 잇고 있다. 

 

바클레이즈와 호주ANZ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5%에서 2.2%로 낮췄고, JP모건은 2.7%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8%로 낮췄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2.0%에서 1.8%로 내렸다. 지난해 3.8%까지 올라갔던 실업률도 올해 경기 악화와 이에 따른 투자 부진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 스스로 국정 장악력 약화를 언급하며 3년차 증후군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인영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공직 사회 움직임이 집권 말기 같다는 대화 내용이 방송사 마이크에 잡히면서 국정 장악이 제대로 되지 않음을 의도치 않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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