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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주년 기획] '인구절벽'에 서다 ③ 노인을 위한 나라, 없다? 있다?

100세 시대 도래, 낮은 임금에 위험한 일자리만 수두룩…현실적인 노인 복지 정책 필요

2019.05.16(Thu) 18:24:05

[비즈한국] 지난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을 기록해 1970년 공식 인구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초로 1명 이하로 떨어졌다. 2명이 결혼해 아이 하나도 낳지 못한다는 뜻이다. 2019년 올해는 인구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초로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지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인구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이 사라질 수도 있다. ‘비즈한국’은 창간 5주년을 맞아 인구 감소로 인한 사회·​경제적 심각성을 4회에 걸쳐 진단한다.

 

[창간 5주년 기획] '인구절벽'에 서다 ① 2019년 사망자, 출생자 추월

[창간 5주년 기획] '인구절벽'에 서다 ② 인구 줄면 일자리 늘까 

 

중국 진시황은 영원한 삶, 불로장생을 꿈꿨다. 하지만 신비의 불로초를 구하지 못했고, 49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2019년 현재 인간이 불로초를 찾은 건 아니지만, 의학이 발달하면서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60세에 은퇴하고도 40년을 더 살려면 여유자금이 필요하며, 노인 복지가 향상돼야 한다. 우리는 100세 시대를 맞아 얼마나 준비가 돼있을까?

 

# 일자리 없는 노인 “가난하면 더 우울하다”

 

2018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98로 1970년 인구통계를 집계한 후 최초로 1이 깨졌다. 반면 총인구 대비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총조사 총괄’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1970년 103만 9378명(3.31%, 총인구 3143만 5252명), 1980년 144만 6114명(3.87%, 3740만 6815명), 1990년 216만 2239명(4.98%, 4339만 374명), 2000년 337만 1806명(7.33%, 4598만 5289명), 2010년 542만 4667명(11.3%, 4799만 761명)으로 40년 만에 4.7배 이상 늘었다. 2017년 총인구가 5142만 2507명, 이 가운데 노인 인구 778만 3826명으로 15.14%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통계국이 2016년 3월 발표한 ‘늙어가는 세계: 2015’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2014년 74억 명에서 2050년 94억 명으로 늘어나며, 같은 기간 노인 인구는 6억 명에서 16억 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2050년 전 세계에서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40.1% 추산)이며, 그다음이 우리나라(35.9%)다. 

 

정부는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속도에 발맞춰 정책을 마련하고 관련 예산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일자리는 부족하고 의료비가 증가하면서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갈수록 악화되는 까닭에서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45.7%)과 노인 자살율(10만 명당 54.8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0개국​ 중 1위다. 

 

김동현 한림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빈곤율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자살예방대책을 세울 때 우울증 등 질병에만 국한하지 말고 노후 소득 보장 등 노인 복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2019년부터 달라지는 노인 복지 정책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일자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건설현장, 배달서비스, 식당보조 등 높은 체력을 요구하거나 낮은 임금에 위험을 수반하는 일자리가 대다수라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지난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연령대별 삶의 만족 영향요인 분석과 정책과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 두 명 중 한 명이 ‘경제적으로 빈곤할 때 가족 외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47.1%)’​고 답했다.  

 

우리 정부가 실시하는 노인 복지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소득 하위 20% 이하 저소득층 노인의 기초연금이 월 최대 30만 원으로 지난 4월부터 확대됐다. 65세 이상 국내 거주자거나 소득인정액 131만~137만 원의 독거노인, 또는 소득인정액 209만 6000~219만 2000원 노인 부부가구는 관할 읍·면·구·동사무소나 주민센터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국민연금공단 지사나 ‘복지로’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찾아가는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같은 자녀가 대신 신청해도 된다. 

 


6월부터는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커뮤니티케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커뮤니티케어란 식사 배달, 병원 외래 진료 시 차량 지원, 집수리 지원 및 무자택 소유자 케어안심주택 제공, 재가 의료 급여 및 가사 간병 서비스 지원 등을 의미한다. 또 7월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2년에 한 번씩 폐암검진 서비스를 지원하는데, 검진 비용은 1인당 11만 원으로 10%인 1만 100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건강보험료 기준 하위 50% 노인 가정이나 의료급여수급자는 폐암검진비가 무료다. 국내 치매안심센터는 전국 256개, 올해 안에 교통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분소형 안심센터도 신설·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진료비를 할인해주는 노인의 기준 연령을 만 65세에서 만 70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4월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만 65세 이상 노인은 의원급 병원에서 진료비를 10%만 부담하면 됐는데, 머지않아 만 65세 이상 만 70세 미만은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 안이 통과되면 지하철 경로 우대,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등의 노인 복지 제도도 연령이 상향될 것으로 우려된다. 

 

[창간 5주년 기획] '인구절벽'에 서다 ④ 암울한 연금의 미래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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