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평창올림픽 공사비를 아직도? 조직위, 공사대금 미지급 논란

방송용 캐빈 제작업체에 8억 체불…취재 시작되자 "공정거래조정원 조정안 수용"

2019.05.08(Wed) 16:38:29

[비즈한국] 2018년 2월 동계올림픽을 성공리에 끝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조직위)가 세계 각국의 방송사 중계를 위한 방송용 특수컨테이너(방송 캐빈) 95동을 제작·공급한 A 업체에 제작 대금 8억 원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조정원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제작 대금을 지급하지 않던 조직위는 지난 2일 ‘비즈한국’이 취재를 시작하자 다음 날인 지난 3일 A 업체에 연락해 돈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조직위)가 8억 원에 달하는 공사 대금을 올림픽이 끝난지 1년이 넘은 시점에서도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다. 강원도 평창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올림픽기가 내려지고 있다. 사진=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조직위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석 달 앞둔 2017년 11월 A 업체에 방송 캐빈 92동 제작을 의뢰했다. A 업체는 곧장 도면 작업에 들어갔지만, 견적 비용을 두고 조직위와 합의를 하지 못하고 한 달 정도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2017년 12월, 얼마 남지 않은 제작 기한에 다급해진 조직위는 A 업체에 1차로 합의된 사항에 한해서 방송 캐빈 제작에 들어가 달라고 요청한다. A 업체가 추가되는 금액을 추후 청구하면 조직위가 지급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A 업체는 2017년 12월 방송 캐빈 제작 도면을 확정한 뒤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타사와의 계약을 미뤄가면서 공장을 24시간 가동했다. A 업체는 2018년 1월 15일 애초 92동에서 3동 추가된 95동의 방송 캐빈 제작과 설치를 끝냈다. A 업체의 대표 이 아무개 씨는 “애국심에 호소해 타사의 납품 기한까지 미뤄가며 올림픽 개최를 위해 겨우 끝낸 힘든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A 업체가 제작해 공급한 방송용 특수컨테이너(붉은 원 안). 그러나 A 업체는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 사진=업체 제공

 

A 업체는 조직위에 애초 합의한 방송 캐빈 92동 제작비용 8억 3429만 원에 추가 비용 2억 5573만 원을 더해 총 10억 9002만 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조직위는 제작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2018년 7월 방송 캐빈을 중고로 판매하고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A 업체 대표 이 아무개 씨는 2018년 12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원은 지난 4월 8일 조직위에게 A 업체에 추가 금액을 제외한 8억 3429만 원을 오는 5월 21일까지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조직위는 조정원의 결정을 거부했다.

 

A 업체 대표 이 아무개 씨는 이에 지난 4월 30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아무개 씨는 ‘비즈한국’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추가 금액 2억 5573만 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억울하지만 자금 사정 때문에 조정에 응하겠다고 했는데도, 조직위는 이마저 못 주겠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원래 담당자가 일을 처리하지 않고 떠났는데, 조직위에서 우리 업체와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이 담당하면서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조직위에게 공사 대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지만, 조직위는 이를 거부했다. 사진=A 업체 제공

 

A 업체에 따르면 조직위는 ‘비즈한국’이 지난 2일 취재에 들어가자 지난 3일 A 업체에 연락해 제작 대금 지급을 약속했다. 하지만 ‘비즈한국’이 조직위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수십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구체적인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비즈한국’과의 첫 통화에서 “입장을 정리 중이다. 답변을 드리겠다”고 답했지만 이후 연락을 받지 않았고 어떤 답변도 전해오지 않고 있다.

 

A 업체 대표 이 아무개 씨는 “돈을 주지 않으면 너무 힘들다고 그렇게 호소할 땐 듣지도 않더니, 국민 청원에 올리고 정부 부처에서 관심을 갖고 언론이 나서니까 바로 돈을 준다고 하는 게 더 화가 난다”며 “정말 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조직위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긴 힘들지만, 조직위가 조정원의 조정안 수용 여부를 고민하다가 이번에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핫클릭]

· [왜죠?] 과천은 '3기 신도시'인가, 아닌가
· [미국음악일기] 최고 뮤지션 '비욘세' 최고 다큐멘터리 '홈커밍'
· [홍춘욱 경제팩트] 베네수엘라 '초인플레'는 남 일이 아니다?
· [부동산 인사이트] 재개발·재건축 계속돼도 공급이 늘 부족한 이유
· '평창올림픽 끝난 지가 언젠데…' 공사 대금 미지급 공방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